비수도권 지역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00명 넘게 쏟아지며 ‘4차 대유행’이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감염 경로 불명 비율까지 최대치인 31.6%로 치솟으며 상황은 더욱 악화되는 모양새다. 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끝마치고 국내로 들어와 자가격리를 면제받은 사람 가운데서도 확진자가 나오면서 방역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비수도권에 적용된 거리 두기 단계를 선제적으로 격상해 확산세를 꺾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는 백신을 접종한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 면제 중단도 검토하기로 했다.
1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 수는 1,600명으로 전날(1,615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비수도권 지역에서의 확진자 추이가 예사롭지 않다는 점이다. 비수도권 비중은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22.1%→22.7%→24.7%→27.1%→27.6%→24.8%→29.4%’를 기록했다. 이날 기준 경남 86명, 부산 63명, 대전 59명, 충남 51명, 대구 50명 등 총 457명이다. 비수도권 확진자가 400명 선을 넘은 것은 지난해 2~3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폭증했던 1차 대유행 이후 처음이다.
감염 경로 불명 확진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달 2일부터 이날까지 감염 경로 불명 확진자 비중은 31.6%로 집계됐다. 이는 당국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감염 경로 자체를 알지 못하거나 역학조사 체계가 환자 발생을 충분히 따라잡지 못해 경로를 찾을 수 없게 되는 부분이 복합적”이라며 “지역사회에 숨은 감염자가 많고 방역망이 충분하지 않다는 두 가지 의미가 동시에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4차 대유행의 확산세를 꺾기 위해 비수도권 거리 두기 단계도 선제적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재훈 가천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는 “비수도권 확진자 비중이 늘어나는 경향을 민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밀집·밀폐 환경이 조성된 비수도권 대도시에 거리 두기 3단계를 선제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해 입국 시 자가격리를 면제받은 사람 가운데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가 발생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이달 1일 이후 해외에서 예방접종을 완료한 후 격리 면제를 받은 입국자 1만 4,305명의 입국 후 1일 차 검사를 시행한 결과 14일 기준 10명이 양성으로 확인됐다. 손 반장은 “접종이 진행됨에 따라 접종 효과성에 기반해 우리를 비롯해 각국에서 격리 면제 체계를 변동하는 작업을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위험성이 커져 다시 중단해야 할지, 아니면 일상 회복을 위해 체계를 유지해야 할지는 (향후 위험성을) 평가하면서 결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해외로 파병된 해군 ‘청해부대’에서도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했다. 이날 국방부와 합참에 따르면 청해부대 34진으로 파병된 문무대왕함(4,400톤급 구축함)에서 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함 내 분리 시설에 격리됐다. 정부와 군은 공중급유 수송기를 급파해 청해부대 확진자 치료 및 방역에 신속히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기로 했다. 또 현지 치료 여건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해당 환자를 신속히 국내로 수송하기로 했다.
한편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으로 55∼59세 접종 대상자 355만 1,494명 중 253만 3,080명(71.3%)이 예약을 완료했다. 이는 사전 예약 첫날인 12일에 예약을 마친 약 185만 명에 전날 오후 8시부터 이날 정오까지 16시간 동안 신규로 예약을 접수한 70만 542명이 더해진 것이다. 또 16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 백신 약 3,500만 회분이 국내에 도입된다. 9월에는 약 4,200만 회분의 백신이 공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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