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맥을 추지 못하고 있지만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되는 ‘알짜’ 소재·부품주들이 빛을 발하고 있다. 반도체·2차전지 등 전방 산업의 호황에 힘입어 탄탄한 이익 성장세를 증명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증설 등을 통해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증권가에서는 이를 토대로 목표 주가를 올리는 등 호평을 내놓자 주가에 호재로 먹혀들고 있다. 특히 그간 소재주의 강세를 이끌던 양극재 업체가 잠시 주춤한 반면 SK머티리얼즈(036490)·일진머티리얼즈(020150) 등 정보기술(IT)·동박 등 소재 업체들이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선두권 경쟁 또한 치열하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 대형주가 2.53%로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집계된다. 코스닥 중형주는 0.22% 올랐고 소형주는 0.57% 빠졌다. 이에 반해 코스피는 2.45% 하락했으며 중형주(-1.33%)·소형주(-2.49%)·대형주(-2.79%) 등의 순으로 많이 빠졌다. 올해 초까지 시장을 주도하던 코스피 대형주 대신 코스닥 중·대형주가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장세로 해석된다.
그 중심에는 주요 소재·부품 업체들이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최근에 급격하게 주가가 오른 에코프로비엠 등 양극재 업체들은 한 박자 쉬는 반면 SK머티리얼즈·일진머티리얼즈·하나머티리얼즈(166090) 등 이른바 ‘머티리얼즈 3사’를 주목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실제 이날 반도체 소재 업체 SK머티리얼즈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85% 오른 42만 7,4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올 1월 20일(8.50%) 이후 최대 일간 상승률이며 장중에는 43만 4,300원까지 거래돼 52주 신고가도 경신했다. 이 회사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21.39% 뛰었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006400)·SK이노베이션(096770) 등 국내 배터리 3사에 동박을 납품하는 일진머티리얼즈 주가도 이날 1.47% 오르면서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일진머티리얼즈의 7월 상승률도 13.7%에 이른다. 앞서 4거래일 연속 강세였던 하나머티리얼즈는 이날 보합(0.00%)을 기록했다. 대신 이날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기업 덕산테코피아가 4.47% 올랐고 장중 2만 6,350원의 신고가를 다시 썼다.
이들의 주가 상승은 이익 성장을 기반으로 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SK머티리얼즈의 경우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0% 늘어난 681억 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시장에서는 올해 영업이익(2,906억 원)이 지난해보다 24.24%나 성장한다고 본다. 내년도 약 25% 증익을 추정하는 양상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머티리얼즈의 2분기 실적은 기대 이상”이라며 “하반기 고객사들의 증설분이 가동되면서 실적 개선 흐름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진머티리얼즈의 이익 성장을 기대하는 견해도 많다. 시장 컨센서스로 보면 이 회사의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59.53% 늘 것으로 추정된다. 동박 수급난으로 구조적인 증익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업의 보폭을 넓혀가는 점도 증권가에서 후한 점수를 매기는 요인이다. SK머티리얼즈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전일 실적 발표와 함께 배터리 소재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이를 토대로 하나금융투자·KB증권·유진투자증권 등을 비롯해 홍콩계 CLSA 등은 일제히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았다고 보는 견해도 적지 않다. SK머티리얼즈·일진머티리얼즈·하나머티리얼즈에 대해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가 평균치는 각각 45만 5,000원, 8만 6,714원, 6만 3,000원이다. 이 기준으로만 보면 하나머티리얼즈의 상승 여력이 약 36%로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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