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식품’이라 불리는 대체육과 배양육 시장이 올해 들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식물성 단백질로 만드는 대체육은 이미 상용화 돼 다양한 시장에 공급되기 시작했고 세포 배양을 통해 만드는 배양육 관련 스타트업들에는 대규모 투자가 몰리며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주요 소비층이자 가치 소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의 선택을 받은 데다 ESG(환경·사회적 가치·지배구조) 등 이슈와 맞물리면서 관련 시장 더욱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체식품 스타트업 바이오믹스테크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0%를 훌쩍 넘어섰다. 바이오믹스테크 관계자는 "올해 들어 대체육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B2C(기업 대 소비자) 판매뿐 아니라 B2B(기업 대 기업) 주문이 많아지면서 매출도 2배씩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믹스테크는 식물성 단백질을 통해 대체육과 대체 감미료를 이용해 대체 설탕 등 대체 식품을 개발·판매하는 스타트업이다. 대체식품은 콩, 버섯 등에서 식물성 단백질을 추출해 만든 식품이다. 비건(채식주의자)뿐 아니라 건강이나 환경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관련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회사는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올 초 경기도 남양주시에 공장을 새로 건설했다.
실제로 대체육 시장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건강과 환경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를 비롯해 ESG 이슈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ESG(환경·사회적 가치·지배구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체육, 배양육 스타트업들이 대기업들로부터 공동 개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대체육과 배양육 맛은 기존 식품 맛과 거의 유사해지고 있고 가격 역시 계속 하락하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믹스테크는 올해부터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등 대형 프랜차이즈에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고 신세계푸드를 통해 급식 시장에도 진출했다. 또 최근에는 군에도 납품을 시작하며 '비건장병'을 위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최대 비건시장인 미국 내 42개 공항에 대체육으로 만든 육포도 납품하고 있다.
식물성 단백질로 만드는 대체식품과 달리 배양육은 세포를 배양해 먹거리를 만든다. 세포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체식품보다 기술 난이도가 높고 전 세계적으로도 배양육을 정식 출시한 기업이 많지 않다. 배양육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대규모 투자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이날 배양육 개발 스타트업 씨위드는 시리즈A 투자로는 큰 금액인 55억 원 규모 펀딩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2019년 창업한 씨위드는 해조류를 기반으로 배양육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씨위드는 지난 5월 해조류 세포를 이용해 한우 배양육 개발에 성공해 비공개 시식회도 진행했다. 이번 투자에 참여한 김진주 HGI 상무는 "씨위드는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해조류를 기반으로 배양액-구조체를 개발하는 독창적인 팀"이라며 "배양육의 생산원가절감을 통한 배양육의 상용화뿐 아니라 지구 온난화에 대응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씨위드는 지난달 세계 배양육소사이어티(APAC-SCA) 회원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 협회는 이스라엘의 알레프팜스, 퓨쳐미트 등 전 세계 주요 배양육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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