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경제 5단체장들과 만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취업제한 해제 조치를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이 13일 가석방되지만 취업제한 규정에 묶여 등기임원에 오를 수 없는 등 정상적인 경영 활동에 어려움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 경제부총리는 이날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손경식 경영자총협회 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 이관섭 무역협회 부회장 등 경제 단체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이처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홍 부총리가 경제 단체장들을 만난 것은 지난 2월과 4월에 이어 이번이 올 들어 세 번째다. 정부는 부총리와 경제 단체장 간담회를 정례화하는 문제도 검토하고 있다.
손 회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홍 부총리가 ‘이 부회장의 취업제한 문제에 대해 챙겨볼 것이고 (경영 활동에) 불편함이 없도록 박 장관에게 얘기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날로 격화하는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초격차를 유지하는 데는 이 부회장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게 경제 단체장들의 제언이다.
최 회장은 대격변기를 맞은 경제계에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는 이미 (탄소 중립 분야에 대한) 천문학적 투자에 나서고 있는데 우리도 과감한 투자와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며 “연구개발(R&D) 투자에만 막대한 자금이 소요돼 기업이나 산업이 독자적으로 개발하기 어렵고 정부와 학계 및 업계 간 협업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산업계에서는 기업들이 공유할 수 있는 탄소 포집 기술을 비롯해 철강 분야의 수소 환원 기반 비고로 제철 기술, 석화 분야의 전기 가열 나프타 분해 기술 등의 R&D 과정에서 정부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이어 전기자동차 인프라 문제를 거론하며 “독일은 전기차 보조금을 매년 확대하고 있지만 우리는 지원 예산이 조기 소진되거나 대기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내년 예산에서 과감하게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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