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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585조 나라곳간 풀더니… 올 '2차 추경(34조)'만큼 못 썼다

■ 예정처, 2020년 전부처 사업 실집행 현황

0% 사업도 314개…8,000억 규모

네차례 추경, 민간 현장 활용 안돼

김부겸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이 지난달 2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9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2021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의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지난해 네 차례의 추가경정예산까지 편성하며 585조 원의 나라 곳간을 풀었지만 정작 34조 원은 실제 현장에서 쓰지도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2차 추경(35조 2,000억 원)을 편성하지 않았어도 될 정도의 규모가 금고에 잠겨 있는 셈이다. 재정 집행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16일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에 의뢰한 ‘2020 회계연도 전 부처 사업 실집행 현황(4차 추경 포함)’에 따르면 전체 1만 9,199개 사업의 실집행액은 551조 7,952억 9,700만 원이며 33조 9,214억 100만 원이 실불용액이었다. 특히 실집행률이 0%인 사업은 314개(7,998억 원)나 됐다. 10% 이하는 607개(7조 9,582억 6,600만 원), 50% 이하도 1,706개(16조 2,349억 7,600만 원)에 달했다. 추경으로 재정을 확대했으나 실제 민간 현장에서는 모두 활용되지 못한 셈이다.

통상 재정 집행은 집행과 실집행으로 구분된다. 집행률은 중앙부처에서 예산을 지출하는 국고 출납 기준의 집행 실적을 본다. 실집행률은 지자체·보조·출연기관의 지출을 뜻한다. 지난해 4차 추경까지 하면서 사전 준비가 부족하거나 수요를 과다 예측한 것이 제대로 실집행되지 않은 요인으로 꼽힌다.

실집행률이 제로인 주요 사업 가운데는 농림축산식품부의 계란유통센터 시설 현대화도 포함됐다. 계란 값 급등으로 밥상물가에 비상이 걸렸는데도 관련 예산은 실집행되지 못했다. 추 의원은 “올해도 벌써 두 차례에 걸쳐 추경을 편성하는 등 재정 ‘퍼쓰기’에 여념이 없다”며 “제대로 쓰지도 못하는 선심성 예산을 짠다고 국민들 삶이 나아지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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