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도에 따라 화면을 다양하게 쓸 수 있는 갤럭시 노트가 생겼다."
갤럭시 Z 폴드3 패키지를 열자마자 주름 하나 없는 7.6인치의 대화면이 나타났다. 처음 반으로 접는 순간은 강렬한 경험이었다. 대화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는데 이틀을 체험하면서 Z 폴드3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폴더블 경험을 즐길 수 있다는 게 매력으로 다가왔다. 유튜브를 시청할 때도 Z 폴드3를 완전히 펼쳐 대화면으로 콘텐츠를 감상하다가 손목에 무리가 간다 싶으면 테이블에 내려놓고 노트북처럼 세팅하면 상단을 채운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면서 동시에 하단으로는 댓글을 쭉 내려보면서 감상의 재미를 높일 수 있었다. 댓글을 보려면 화면이 좁아져 자막들이 눈에 안 들어올 때가 있는데 어느 쪽 하나 타협하지 않을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대화면을 원하는 조합으로 분할해 이용할 수 있는 ‘드래그 앤 스플릿’ 기능으로 OTT 앱 왓챠와 유튜브를 자유자재로 넘나들었다. 이도 저도 거추장스럽다 싶으면 완전히 접어 전면부의 커버 디스플레이를 꽉 채워 영상을 시청했다. 특히 커버 디스플레이의 최대 주사율이 7.6형의 인피티니 플레스 디스플레이 대화면과 같은 수준인 120Hz에 달해 영상 시청 만족도가 높았다.
지난 11일 삼성전자(005930)에서 진행한 ‘삼성 갤럭시 언팩 2021’ 당시 180도로 펼친 화면을 100% 활용하기 위해 전면 카메라 구멍에 픽셀을 입힌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로 화면을 단 1㎜도 남김 없이 쓰도록 한 시도가 화제를 모았다. 실제로 보면 픽셀이 있는 부분이 음영 처리된 도트 형식으로 보여 티는 났지만 영상 시청에 거슬리는 느낌은 없었다. 다만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는 후면 카메라의 3분의 1 수준인 400만 화소다 보니 화질이 확연히 떨어져 셀피를 전면 카메라(1,000만 화소)로 주로 찍게 됐다.
폴더블 폰에 최초로 적용된 방수·방진 등급 ‘IPX 8’이라는 수치를 체감하기 위해 Z 폴드3를 세면대 앞으로 가져갔다. 이론적으로 수심 1.5M에서 30분을 견디는 수준으로 알고 있지만 막상 유튜브를 튼 화면 위에 물을 틀자 떨렸다. 2분 가량 물을 틀고 있었지만 영상은 끊김 없이 재생됐고 발열도 나지 않았다.
대망의 S펜을 체험할 차례. 폴더블 폰 최초로 S펜을 탑재하면서 출시한 전용 S펜은 기존 S펜 프로와 대비해 2분의 1수준(6.7g)으로 가벼워지고 길이는 폴드3와 비슷한 수준으로 짧아진 게 특징이었다. 기자가 S펜을 마지막으로 썼던 갤럭시 노트8(2017년 출시) 때와 비교하면 부드러운 필기감과 빠른 반응 속도에 놀랐다. 충격 완화 기술이 적용된 특수 프로 팁이 채택됐고 내부에 스프링이 들어가 손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도 됐다. 소리를 켜자 사각사각 소리가 좋다 보니 긴 글도 쓰게 됐다.
다만 S펜을 수납할 곳이 없어 케이스를 씌우면 180도로 평평하게 대화면을 이용할 수 없다는 게 아쉬웠다. 전작(283g)보다 가벼워졌지만 271g의 무게는 여전히 들고 다니기에는 부담이 있었다. 하지만 전체적인 경험을 고려하면 Z 폴드3는 199만원대의 완성형 폴더블 폰으로 불릴 자격이 충분해 보인다. 전작에서 높은 가격대로 구매를 망설였거나 각도마다 다양한 화면을 이용하면서도 갤럭시 노트의 경험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안성맞춤인 선택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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