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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 반도체' 와중에 '유동성 축소' 덮쳐…심리적 지지선 '와르르'

■ 빨라지는 긴축의 시간-휘청이는 증시

외인에 기관도 '팔자'…코스피 반년 만에 최대폭 하락

테이퍼링 규모·속도 불확실성에 메모리업황마저 불안

"긴축 충격 신흥 시장에 더 타격…조정 길어질 가능성도"

코스피 3,100선과 코스닥 1,000선이 한꺼번에 무너진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국내외 금융시장에 ‘테이퍼링’ 충격파가 본격적으로 전달되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의 거침없는 매도세에 시달려온 코스피가 하루에만 2% 가까이 밀리며 심리적 저지선인 3,100선마저 힘없이 무너졌다.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 우려, 유동성 긴축 불안,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라는 다층적 악재가 깔려 있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시그널이 나오며 시장의 불안이 극대화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외국인투자가의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는 가운데 반도체 업황 불안으로 ‘셀 반도체’까지 겹친 상황에서 당분간 ‘바이 코리아’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19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61.10포인트(1.93%) 급락한 3,097.83에 거래를 마치며 3,100선 아래로 내려 앉았다. 올해 2월 26일 이후 약 6개월 만의 최대 하락 폭이다. 이날 개장 직후 코스피는 약보합세를 기록하면서 잘 버티는 듯 싶었지만 정오께를 기준으로 낙폭이 급격히 커졌다. 이날 코스닥도 29.93포인트(2.93%) 급락한 991.15에 마감했다. 코스닥이 종가 기준으로 1,000선이 깨진 것은 지난 6월 16일 이후 약 2달 만이다. 최근 8거래일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5.28%, 6.48%의 거친 조정을 받았다.

최근 8거래일 내내 코스피만 8조 원 이상 팔아치우는 외국인투자가의 행보 속에서 이날은 기관투자가까지 매도에 가담하면서 하락 폭을 키웠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307억 원, 4,163억 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이 8,034억 원을 순매수해 매물을 받아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491억 원, 1,020억 원을 팔았고 개인이 홀로 2,653억 원을 사들였다.





중국과 미국의 소비 지표가 꺾이며 경기 둔화 우려가 잠재된 상황에서 미국의 테이퍼링 조기 실시 가능성이 공식 시사된 점이 이날 시장에 타격을 가했다. 18일(현지 시간) 미국 연준이 공개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대부분의 연준 위원들은 앞을 내다봤을 때 경제가 예상대로 폭넓게 개선한다면 올해 자산 매입 속도를 줄이기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연내 테이퍼링 시행 가능성을 공식 제기했다. 2분기를 정점으로 경기 확장이 둔화되리라는 우려가 나오는 와중에 유동성 긴축에 대한 걱정까지 가세한 것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테이퍼링 공식화 이슈가 이날 아시아 증시 전반을 눌렀다”며 “연준의 테이퍼링 실시 리스크는 시장이 인식하고 있는 변수이기는 했지만 시점, 규모, 속도에 대해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였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뒤흔들고 있는 반도체 ‘피크아웃(고점 도달)’ 우려도 한국 증시에 불리한 요소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냉각 우려는 얼추 마무리돼가는 모습이지만 불안을 말끔하게 털어내기에는 앞으로 최소 1개 분기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날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590억 원어치 사들였지만 삼성전자는 1,580억 원어치를 팔면서 반도체 업황에 대한 여전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메모리 업황 불안이 한국 증시의 과격한 조정을 초래했지만 이는 중기적인 이슈로 하루이틀 반영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쪼그라든 계좌 잔액에 개인들의 매수 화력이 예전만 하지 못한 가운데 당분간 외국인의 귀환을 바라기는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경기 둔화 우려가 가시지 않는 한 외국인이 단기간에 돌아온다고 보기 어려우며 그에 따라 ‘기간 조정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미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 사이클이 상승할 때 긴축은 충격이 작지만 사이클 하락과 동반되는 긴축은 원화 약세를 만들어 신흥국 증시에 충격을 준다”며 “이달 추가 조정을 예상하며 분할 매수 레벨로 코스피지수 3,040선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2분기를 기점으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만큼 당분간 경기민감주에 대한 투자는 신중할 것도 조언했다. 서 센터장은 “경기 확장에 대한 우려가 있는 현 시점에서는 뒷받침되는 대형 기술주 등 퀄리티 주식을 추천한다"며 “중장기적 성장 업종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도 변동성 구간을 버티기에 괜찮은 금융 자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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