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을 접은 상태에서도 누릴 수 있는 경험을 늘렸다.”
지난 11일 ‘삼성전자(005930) 언팩 2021’에서 공개된 갤럭시 Z 플립3를 이틀 간 체험하면서 받은 인상이다. Z 폴드3는 대화면을 100% 활용할 수 있도록 전면 카메라 구멍에 픽셀을 씌운 언더 커버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반면에 플립3는 화면을 접은 채로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을 대폭 늘렸다. 특히 전작에서 폴더블을 접은 상태로 활용할 수 있는 커버 디스플레이가 너무 작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이를 반영해 커버 디스플레이 크기를 1.9인치로 네 배 가까이 키웠다. 이로 인해 폴더블을 접은 상태에서도 메시지 확인이나 음악 감상·알람 설정·삼성 헬스 등 다양한 위젯 기능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무엇보다 삼성페이 결제를 폴더블을 접은 상태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해 접은 폰을 펼 일이 반으로 줄었다는 게 획기적으로 편의성이 높아진 점이었다. 특히 커버 디스플레이 조작만으로 셀피뿐만 아니라 동영상도 찍을 수 있게 된 것도 큰 변화다.
Z 시리즈를 체험하는 이틀 씩 나눠 체험하는 동안 기기별로 기자의 모바일 경험도 달라졌다. 폴드3를 쓸 때는 S펜을 활용해 무언가를 끄적이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활동을 많이 하거나 유튜브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보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 화면이 넓은데 플렉스 모드가 개선되다 보니 각도별로 즐길 수 있는 경험이 늘어나 점이 부담 없이 콘텐츠를 무한정 시청하게 했다. 특히 옆으로 누운 채 폴드3를 플렉스모드로 놓고 영상을 보면서 댓글을 볼 때는 신선 놀음을 하는 느낌이었다. 플립3 역시 플렉스 모드가 개선돼 영상을 보거나 동시에 다른 작업을 할 때 경험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았다. 특히 폴더블을 75~115도 사이로 펼쳐 놓으면 별도의 거치대 없이도 최적화된 상태에서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게 장점이었다. 그럼에도 플립3를 쓸 때는 보는 것에 의존하는 행위를 확실히 덜 하게 됐다. 접은 채로도 할 수 있는 일들에 자연스레 초점이 갔다. 많이 걷고 삼성헬스를 확인하거나 사진을 찍거나 하다보니 모바일에 투입하는 시간도 확실히 달라졌다. 개인의 모바일 생활 습관 등에 따라 선택지가 다양해질 수 있는 부분이다.
1,200만 화소 카메라도 강점이 많다. 특히 야간 모드로 촬영을 했을 때 조금 흔들려도 순식간에 보정을 해줘 전문가가 찍은 것 같은 야경 사진이 나왔다.
디자인은 정말 훌륭한 부분이다. 전작에 비해 접었을 때 가로 세로 길이가 각각 1mm 가량 짧아졌는데도 전반적으로 사이즈가 날렵해진 느낌이 들었다. 손에 쥐거나 주머니에 넣었을 때 특히 뿌듯한 느낌을 줬다. 이전 버전만 해도 여성의 구매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면 남성들의 구매 선호도도 높아질 것 같았다. 기자가 체험한 크림 색상은 삼성전자 비스포크 가전을 떠올리게 했다. 색상은 리코타 치즈 색상에 가까운 크림색이지만 노란 빛이 돌아 매치할 수 색상이 다양했다. 실제로 온라인 스마트폰 유통업체 엠엔프라이스에 따르면 사전 예약자 6,696명 중 플립3를 선택한 이들이 57%였는데 이들 중 라벤더가 31.2%로 가장 많은 이들의 선택을 받았고 크림(29.4%) 순일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이 모든 강점에 화룡점정을 찍는 부분은 가격이다. 이번에 이동통신 3사는 최대 요금제를 기준으로 50만원의 공시지원금을 지급한다. 대리점에서 따로 지급하는 추가 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을 포함하면 출고가 125만4,000원의 플립3를 67만9,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폴더블 폰에 가볍게 입문해보고 싶거나 S펜 작업이나 영상 시청 의존도가 높지 않은 이들이라면 갤 플립3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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