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두 달째 이어지면서 이달 들어 하루 확진자 수가 2,000명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 중이지만 소비심리 타격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집값 고점 경고에도 향후 1년 뒤 주택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인플레이션은 2018년 12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2.5로 한 달 전보다 0.7포인트 떨어졌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중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하는데 100보다 높으면 장기 평균(2003∼2019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이번 조사는 이달 9일부터 17일까지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지난 10일 신규 확진자 수가 2,219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조사기간 동안 하루 확진자 수가 1,500~2,000명 수준을 기록했다. 확진자 수는 급증했지만 지난 7월(-7.1포인트) 대비 소비자심리지수 하락 폭은 크게 줄었다. 이에 CCSI가 두달 동안 7.8포인트 하락했지만 100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 여전히 낙관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8월에도 신규 확진자 수가 2,000명이 넘게 나왔지만 7월에 이미 4차 유행을 겪으면서 적응이 된 효과”라며 “이동량도 예상보다 크게 줄지 않았고 소비 지출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아 100 이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현재생활형편이나 생활형편전망은 변동이 없었고 가계수입전망은 오히려 0.4포인트라 올랐다. 반면 소비지출전망(-0.3포인트), 현재경기판단(-0.5포인트), 향후경기전망(-0.3포인트) 등은 소폭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공식화한 가운데 금리수준전망은 126으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2포인트 오르면서 2018년 12월(13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물가인식은 2.4%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올랐고,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인 기대인플레이션도 2.4%로 전월과 같았다. 특히 기대인플레이션은 2018년 12월(2.4%)과 같은 수준으로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 대부분 농축수산물(53.4%)을 꼽았다. 석유류제품이 50.3%로 뒤를 이었다.
주택가격전망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129로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2월(129) 이후 최고 수준이다. 해당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답변한 응답자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 사람보다 많았다는 의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