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전부터 가계대출 금리가 들썩거리더니 지난 7월 평균 금리가 2.99%로 1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금융 당국이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면서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우대 금리를 줄인 영향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즉각 반영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가계대출 금리는 당분간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7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2.99%로 6월(2.92%)보다 0.07%포인트 올랐다. 2019년 10월(3.01%)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높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6월 2.74%에서 7월 2.81%로 0.07%포인트 상승해 2019년 5월(2.93%) 이후 2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일반 신용대출 금리도 3.75%에서 3.89%로 0.14%포인트나 급등했다. 이 역시 2019년 11월(3.90) 이후 가장 높다. 보증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2.65%에서 2.76%로 0.11%포인트 올랐고 500만 원 이하의 소액 대출금리도 4.58%에서 4.63%로 0.05%포인트 상승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전인 지난달부터 가계대출 금리가 오른 것은 지표 금리 상승 영향과 함께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우대 금리를 축소하고 가산금리를 올린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금융권의 가계대출 관리가 본격화하면서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은 고금리 대출로 내몰리고 있다.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금리가 5.0%가 넘는 고금리 대출 비중은 올 2월 2.9%에서 7월 4.6%까지 치솟았다.
문제는 한은이 2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것을 시작으로 연내 추가 인상을 준비하는 만큼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이자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금리 상승 리스크에 노출된 변동금리 비중도 신규 취급액 기준 81.4%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기준금리 인상이 미리 반영됐을 가능성도 있지만 지난달에는 주로 정책 당국에서 가계대출을 관리하면서 우대 금리가 많이 축소돼 금리가 올랐다”며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는 더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업 대출금리는 7월 2.69%로 전월보다 오히려 0.03%포인트 하락했다. 대기업 대출금리는 2.53%에서 2.45%로 0.08%포인트 떨어졌고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2.85%로 변화가 없었다. 시장금리 상승 영향으로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 금리는 0.94%에서 0.97%로 0.03%포인트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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