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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직접 파는 애니메이션사…비상 걸린 전통 완구기업

'터닝메카드' 등 제작한 초이락

손오공 계약 끝내고 연장 안해

쿠팡 등 e커머스로 중심 이동

로이비쥬얼 등은 독자 유통도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이 완구 유통까지 영역을 확장하면서 전통 완구기업이 위기에 몰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완구 수요가 네이버, 쿠팡 등 온라인으로 몰리자 전문 애니메이션 기업의 자체 유통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이에 지식재산권(IP) 개발과 확보가 전통 완구기업을 비롯해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생존에 필수 요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손오공은 터닝메카드, 바이트초이카 등으로 유명한 초이락컨텐츠컴퍼니와 완구 유통 계약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초이락이 개발한 완구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시장에 유통해 왔던 손오공은 지난해 1년 단위 계약 연장 조건을 맺었다. 하지만 양사는 1년 계약 만기를 앞두고 계약 연장을 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오공과 초이락은 뿌리가 같은 회사인 까닭에 이번 계약 종료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최신규 초이크리에이티브 총감독은 손오공의 창업주다. 최 총감독은 손오공 경영권을 글로벌 완구기업 마텔(Mattel)에 지난 2016년 매각했다. 매각 이후에도 초이락은 바이트초이카 등 IP를 자체 개발하며 손오공과 완구 유통 관계를 이어오며 꾸준한 관계를 맺어왔다. 손오공 관계자는 "초이락 완구가 손오공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로 그리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른 IP를 확보해 매출 회복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IP를 보유한 애니메이션 기업과 전통의 완구 유통사의 결별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오프라인 완구 시장이 빠르게 축소되고 온라인 완구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완구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 유통 시장이 계속 커지고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완구 시장이 대형마트에서 네이버, 쿠팡 등 e커머스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완구 유통사가 없이도 온라인으로 완구가 많이 팔리다 보니 전통의 완구 유통기업을 거치지 않고 IP를 보유한 애니메이션 기업들이 온라인으로 직접 유통에 나서는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에는 인기 애니메이션 로보카폴리 제작사 로이비쥬얼이 온라인 완구 독자 유통에 나섰다. 기존 계약사인 완구사 아카데미과학은 오프라인 유통만 담당한다. 로보카폴리 개발사 로이비쥬얼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라도 유통에 도전해보는 게 낫다고 판단해 온라인 유통을 직접하게 됐다"며 “애니메이션 창작이 중심인 조직이다보니 현재 다소 부족한 유통, 물류 경험을 쌓아가며 관련 수익을 꾸준히 내고있다”고 설명했다. 로이비쥬얼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자체 온라인 판매 채널을 구축해 로보카폴리 IP를 활용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에 애니메이션, 완구 기업들은 앞다투어 IP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로이비주얼은 로보카폴리 등 남자 어린이 위주의 IP에서 나아가 여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IP를 개발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핑크퐁 아기상어로 유명한 스마트스터디 역시 지난달 450억원 규모 IP펀드를 조성하고 아기상어의 뒤를 이을 IP 개발과 투자에 나선다고 밝혔다. IP 업계 관계자는 “캐릭터, 스토리 등 IP 중요성이 시간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온라인 시장이 커지면서 완구, 팬시 제품 판매 역시 애니메이션 개발사들이 자체 유통도 어느정도 가능해지면서 IP 확보전이 더 심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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