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계기로 추락하는 잠재성장률은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만 미국·독일처럼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하락 추세를 막아내거나 호주·영국·스페인과 같이 곧장 반등하는 선진국 사례를 한국도 배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미국의 잠재성장률은 지난 2019년 1.97%에서 올해 1.80%까지 떨어진 뒤 2022년 1.83%로 상승한다. 영국의 경우 같은 기간 1.31%에서 -0.43%로 추락했다가 2022년 1.16%로 회복한다. OECD 국가 평균 역시 1.74%(2019년), 1.55%(2020년), 1.39%(2021년), 1.50%(2022년)로 올해를 계기로 다시 정상 궤도를 향해 간다.
반면 OECD는 한국의 경우 2019년부터 매년 2.50%, 2.42%, 2.35%, 2.31%로 점진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공급망 악화와 서비스업 생산능력 저하라는 코로나19 충격과 함께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각종 규제,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노동시장 경직성 가속화도 기초 체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로 올라서려면 2% 후반의 잠재성장률을 유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독일의 경우 디지털 투자 등을 확대하며 자본기여도가 상승해 2020~2021년 잠재성장률 추정치가 0.3%포인트 상향할 것으로 추정했다. 독일은 우리나라와 같이 제조업과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를 갖고 있으면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잠재성장률 하락을 방어한다는 것이다.
민간 경제 연구소 관계자는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잠재성장률이 점차 낮아지는 것이 보편적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는 너무 가파르다”며 “OECD 중에서도 하락 폭이 상당히 큰 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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