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설립해 한샘의 대주주 지분을 인수할 예정인 경영참여형 ‘사모집합자투자기구(PEF)’에 롯데쇼핑에 이어 롯데하이마트까지 출자하는 가운데 한샘이 그동안 부진했던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샘은 국내에서는 가구 인테리어업계에서는 1위였지만 중국 등 시장에서 참패했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샘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새롭게 도전장을 내밀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샘은 지난 2017년 중국 상해 창닝구에 1호 직영매장을 오픈하면서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에 뛰어 들었다. 한샘이 지난 2015년 중국에서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business to customer) 시장에 3년 내 진출할 것이라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1호점으로 낙점됐던 창닝구는 상해의 18개 구 중 다섯 번째로 큰 도시로 젊은 층이 많아 발전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혔다. 한샘은 창닝구에 연 면적 1만㎡(약 3,000~3,500평) 규모의 직영점을 열고 중국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을 세워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야심차게 중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성적은 부진했다. 한샘은 지난1996년 현지법인을 설립하면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2004년에는 베이징에 자체 공장을 마련하고, 기업과 기업간 거래(B2B)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2017년에는 B2C 시장에도 진출하며 한샘이 약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그런데 오히려 투자 대비 손실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결국 지난해 B2C 사업을 철수했다. 실제로 중국법인은 2018년 매출액 290억 원을 기록한 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2018년과 2019년 순손실은 각각 140억 원, 178억 원이었다. 지난해에는 205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사드를 비롯해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적표가 저조했지만 롯데그룹이 인수에 참여하게 되면 상황을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롯데그룹의 동남아시아 유통 채널과 브랜드 파워가 시저니를 내 반전을 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거대 시장인 중국이 사드와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됐지만 조만 간 외교 관계를 비롯해 코로나 상황이 개선된다면 반전의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샘이 국내에서는 막강한 1위였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유독 초라한 성적표를 받은 게 사실”이라며 “그런데 롯데와 시너지를 낸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롯데가 얼마나 해외 시장에 대한 의지가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시각도 있다. 롯데의 경우 중국 진출 국내 기업 중 사드의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은 기업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의 브랜드 이미지를 비롯해 유통 채널은 한샘보다는 우위에 있지만 롯데가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 공격적인 사업 추진 계획할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