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국제자문단에 합류했다.
AIIB는 22일 장 교수를 신임 국제자문단 위원에 위촉했다고 밝혔다. 국제자문단은 AIIB의 전략·정책과 운영 방향 등 주요 이슈에 대해 자문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국제금융, 경제, 개발 분야의 명망 있는 최고위급 전문가 10명으로 구성되며, 위원 임기는 2년이다. 한국에서는 현오석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 등 공직자 출신 고위 인사가 참여한 적이 있지만 민간 전문가가 위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케임브리지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후 지난 1990년부터 지금까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경제학에 대안을 제시한 경제학자에 수여하는 ‘뮈르달상’, 경제학의 지평을 넓힌 학자에게 수여하는 ‘레온티에 상’ 수상으로 국내외에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장 교수 위촉이 AIIB에서 한국의 입지를 되살릴 계기가 될 지도 관심이다. 우리나라는 2016년 회원국 중 5위인 4조 2,000억 원의 기여금을 냈으나 부총재(CRO·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를 맡았던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이 돌연 잠적하면서 한국 몫을 잃은 바 있다. 두 명이던 국장급 자리도 2019년 한 명으로 줄며 발언권이 떨어졌다가 올 3월에야 다시 두 명이 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향후 국제기구에서 한국 출신 전문가들의 기회와 활동 폭이 넓어지고 국제사회에서의 기여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필요시 자문 활동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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