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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한샘' 고가 인수 논란에 자사주 소각한다

한샘 주당 가치 높여 '비싸게 샀다'는 논란 차단

IMM PE·롯데 연합, 인수금융 유치에도 '날개'


사모펀드(PEF)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한샘(009240)의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다소 높은 가격이 논란이 되자,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상장사인 한샘은 시가총액이 적정 기업가치의 한 잣대가 되는데 자사주를 소각해 유통 주식 수를 줄이면 주당 가치가 높아지면서 시가보다 비싸게 샀다는 논란을 줄일 수 있다. IMM PE는 인수 금융 유치를 위해 이 같은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IMM PE측은 한샘 인수대금 마련을 위해 인수금융 투자자를 유치하면서 한샘 자사주 소각 계획을 제시했다. IMM PE와 롯데그룹은 한샘 최대 주주와 특수 관계인 중 7인의 지분을 합한 약 27.7%를 1조 5,000억 원 안 팎의 가격으로 인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IMMPE는 3,500억 원 안팎, 롯데그룹도 3,500억 원을 직접 책임지고, 나머지 절반 가량의 자금을 한샘 주식 담보를 통한 대출인 인수금융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한샘의 지분구조




IMMPE와 롯데그룹은 보통주를 주 당 22만~23만 원 가격으로 인수할 예정인데, 현재 주가는 주 당 12만 원 안팎에 머물러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했다 하더라도 시가보다 두 배 가까운 가격을 준 셈이어서 일각에서는 비싸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한샘 인수금융에 투자하는 연기금, 공제회, 은행 등은 보수적인 투자자여서 상장사의 경우 주가를 기준으로 주식의 담보 가치를 평가한다. 이들은 담보의 50~60%까지 자금을 투자하는데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하면 매각 지분의 시가는 8,000억 원에 불과하다. 담보 100% 가까운 금액을 투자하는 셈이다.

그러나 자사주를 소각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한샘은 26.7%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IMM-롯데컨소시엄이 인수하는 보통주 지분율인 27.7% 만큼 대입하면 유효 지분율이 약 10%정도 늘어난다. 인수자 입장에서 10%의 덤을 얹은 실질적인 인수 지분은 38%안팎이 되는 셈이다. 이를 인수가에 대입하면 주당 인수가격은 17만~18만 원으로 떨어진다. 인수 금융 투자자 입장에서 부담도 그 만큼 줄어드는 셈이다.



IMM-롯데가 경영권을 인수하면 이사회를 거쳐 자사주의 활용 방안을 결정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자사주를 그대로 소각하지 않고, 시장에 내다 팔아 재원을 조달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관측이다.

기업가치를 높이지 않고 인수하자마자 자사주를 매각한다면 많은 물량을 한꺼번에 소화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한꺼번에 팔기 위해 수의 계약을 통해 블록딜(대규모 지분 매각) 형식으로 넘긴다면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팔 수 밖에 없어 배임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자사주의 소각이 유통 가능한 주식 물량을 줄인다는 점에서 주주 친화적이고 인수금융 투자자의 부담을 덜기는 하지만, 근본적인 기업가치 제고는 여전히 숙제로 남는다는 지적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외적으로 주당 단가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실질적인 기업 가치가 올라간 것은 아니어서 내용면에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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