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처브그룹이 국내 1호 외국계 생명보험사인 라이나생명의 새 주인이 된다. 처브그룹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로 비대면 시장이 떠오르면서 텔레마케팅(TM) 중심으로 영업해온 라이나생명을 낙점했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시그나그룹은 시그나체스트넛홀딩스를 통해 보유한 라이나생명 지분 100%를 글로벌 보험 전문 금융회사 처브그룹에 약 6조 8,700억 원에 매각하기로 하고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위한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 사 간 경영권 매각을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계약이 성사되면 당국에 대주주 변경 신고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거래 대상은 한국의 라이나생명을 포함해 시그나가 보유한 대만·태국·인도네시아와 뉴질랜드·터키 등 7개 국가의 보험사다. 매각 가격은 6조 원 수준 이상으로 논의되고 있다. 매각 대상 중 핵심 자산으로 꼽히는 한국 라이나생명은 TM 경쟁력에 힘입어 4조 원 전후의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처브가 한국을 아시아 시장의 TM 거점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라이나생명 매각설은 2년 전부터 거론됐지만 회사 측은 이를 강하게 부인해왔다. 지난해 회사는 대주주인 시그나그룹 측의 매각을 위한 구체적인 정황이 없고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올 초 처브그룹 측이 인수 의사를 밝히면서 약 4개월간 물밑 협상을 진행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처브그룹은 미국의 기업 보험 전문 회사로 전 세계 54개국에서 재물보험·특종보험·개인상해보험·건강보험 등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에이스손해보험과 처브라이프생명이 처브 소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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