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난에 생산 차질을 겪어 온 자동차·가전 업계도 ‘위드 코로나’가 가시화하면서 펜트업(억눌린) 수요 잡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올 4분기 생산량 목표를 역대 최대 규모로 잡았다. 현대차는 지난 3분기 말레이시아 내 코로나19 사태 악화로 극심한 반도체 수급난을 겪었지만 지난달 말부터 현지 반도체 공장이 정상 가동에 들어가면서 이달 말부터는 부품 수급이 정상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반도체 수급 정상화를 전제로 주말 특별 근로도 시행할 방침이다. 일단 울산공장과 아산공장을 중심으로 이번 분기에만 각 20회 안팎의 특근을 계획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로부터 특별 연장 근로 인가를 받아 주문이 밀려 있는 인기 차종을 중심으로 일요일 특근을 추진해 누적된 수요에 빠르게 대응한다는 복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난 같은 외부 요인이 재발하지 않는다면 생산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가전 업계는 중국 전력난 등으로 일부 생산 차질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지만 연말 쇼핑 최대 특수로 꼽히는 ‘블랙프라이데이’에 발맞춰 막판 펜트업 수요를 최대한 잡는다는 계획이다. 가전 업계는 올 상반기까지 코로나19에 따른 ‘집콕’과 재택근무의 영향으로 이미 기대 이상의 호황을 누렸다. 거리 두기 완화로 예전 같은 폭발적 수요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프리미엄 제품과 신제품 등은 여전히 견고한 실적을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1년은 서비스 경기회복으로 세탁기·냉장고 같은 일반 가전 소비는 줄 수 있다”며 “그러나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LG전자 등의 친환경 신성장 가전 수요가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제조사의 프리미엄 제품군 역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전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품 수급으로 전체 생산 물량이 줄기는 했지만 연말 수요가 탄탄해 제품 가격이 떨어지지 않아 실적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