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삼성’을 외친 삼성전자가 연말 인사를 앞둔 가운데 대대적인 인사 제도 개편에 나선다. 지난 2016년 인사 제도 개편 이후 5년 만이다. 직급 체계 단순화, 과감한 인재 발탁 등을 통한 ‘혁신’이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사내 온라인 사이트에서 새로운 인사 제도 개편 관련 내용을 공지했다.
사측은 “중장기 인사 제도 혁신 과정 중 하나로 평가·승격 제도 개편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임직원의 업무와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제도인 만큼 내부의 다양한 의견과 외부 전문가 자문, 국내외 기업 벤치마킹 등 다각도로 의견 수렴을 거쳐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노사협의회·노동조합·부서장 등 임직원 의견을 청취한 뒤 확정해 이달 말 부서별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연공형 직급 폐지, 수평적 호칭 시행, 역량 진단 시범 적용, 리더십 진단 도입 등 다양한 인사 제도 개선을 진행해왔다. 2016년에는 인사 제도 개편으로 직급 단계를 기존 7단계에서 4단계로 단순화했다.
임직원 간 호칭은 ‘○○○님’으로 통일하되 업무 성격에 따라 ‘님’ ‘프로’ ‘선후배님’ 또는 영어 이름 등 수평적인 호칭을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다만 팀장·그룹장·파트장·임원은 직책으로 부른다.
이번 인사 제도 개편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재 4단계인 직급을 더 단순화하거나 좀 더 수평적인 호칭을 정착화하는 쪽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의 제도 개편은 연말 인사 시즌과도 앞두고 공지된 것이라 더욱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수감 생활 이후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면서 대대적인 교체 인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사는 물론 제도 개편까지 손보면서 이 부회장의 ‘뉴 삼성’ 행보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개편안이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으로 변화하는 쪽으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인사 제도 개편은 다른 대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수평적 조직 문화 조성을 위해 노력해왔던 기업들이 삼성전자를 모범 삼아 조직 혁신에 한층 속도를 낼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수년 전 직급을 단순화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고 토스와 카카오 등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선제적으로 ‘성과주의’에 기반한 인사 제도를 대폭 개편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