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옛 SK건설)에 인수된 삼강엠앤티(100090)의 주가 향방에 대해 증권가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SK그룹과의 시너지 효과로 중장기적 투자 가치가 높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향후 수년간 유통주식 물량이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단기 주가 상승이 이뤄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1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날 유진투자증권과 신영증권은 각각 전날 SK에코플랜트와의 인수합병 소식이 나온 삼강엠앤티에 대한 기업 분석 리포트를 냈다. 하지만 두 증권사의 온도 차는 컸다. 유진투자증권이 목표가를 3만 원에서 4만 원으로 올려잡는 ‘매수’ 의견을 낸 반면 신영증권은 2만 7,000원에서 2만 2,000원으로 내려 잡는 ‘중립’ 의견을 냈다. 삼강엠앤티는 대기업 합병설에 대한 소문이 돌며 지난 16일 전 거래일 대비 14.58% 급등했지만 합병 공시 발표 당일과 이튿날 각각 4.65%, 1.27%씩 내리며 2만 3,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 증권사는 모두 삼강엠앤티가 SK그룹에 편입되며 얻게 되는 시너지 효과와 대규모 시설 투자를 통한 이익 개선 가능성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지금이 투자 적기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우선 신영증권의 경우 투자가 실제 이익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봤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10년 이내 10배 수준으로 늘어날 극동아시아 해상풍력 시장의 물량을 커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투자임이 분명하지만 신규 사업장 준공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5년 뒤에는 위대한 회사지만, 2023년 이익에 적정 배수 40배를 적용해 산정한 주당 가치는 2만 2,000원 수준”이라며 2023년쯤 다시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투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한 전환사채(CB) 등의 물량이 단기 주가 상승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의견도 냈다. 앞서 삼강엠앤티는 약 192만 ㎡ 규모의 부지에 5,000억 원을 들여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생산 기지를 증설할 계획을 세웠는데 이때 투입되는 자금을 이번 SK에코플랜트를 대상으로 한 3자 배정 유상증자,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마련했다. 엄 연구원은 “최대주주가 아닌 재무적 투자자들의 경우 제로 금리 채권 형태로 투자했기에 주가 상승 시 주식 전환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미전환 사모전환사채가 모두 전환될 경우 총 주식 수는 현재보다 66%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진투자증권은 증자로 인한 주식 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실적 추정치가 더 큰 폭으로 상향된다는 입장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5년 최대 매출액이 1조 원으로 추정됐으나 증설 후에는 2025년 1조 4,000억 원, 2027년 3조 원으로 추정치가 대폭 상향됐다”며 “해상풍력 밸류체인 중 공급 부족이 극심한 하부구조물을 삼강엠앤티 수준으로 제작할 수 있는 업체는 찾기 어렵기에 증설이 곧 수주로 연결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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