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을 잠 못 들게 한 공매도 포화 속에서도 주가가 올라 공매도 투자자에게 눈물을 안겨준 종목이 있어 눈길을 끈다. 공매도를 이겨낸 종목은 특히 ‘쇼트커버링’이 나올 가능성이 큰 만큼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10월 22일~11월 23일) 누적 거래량에서 공매도 거래 비중이 10%를 넘었지만 주가가 공매도 평균가보다 오른 종목은 14개로 조사됐다. 이 중 씨젠(096530)(16.82%), 포스코케미칼(003670)(6.75%), SK(034730)(5.35%), LX홀딩스(383800)(4.84%) 등은 상승률이 높았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주식을 빌린 뒤 매도하는 투자 기법인 만큼 공매도 평균가보다 주가가 오를 경우 공매도 투자자가 손실을 봤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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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공격에도 주가가 크게 오른 종목들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단기 악재로 주가가 과도하게 조정받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씨젠은 공매도의 먹잇감이 된 대표적인 실적주다. 지난 한 달간 공매도 거래 비중이 10%를 넘겼지만 주가는 공매도 평균가(5만 3,244원) 대비 무려 16.82% 올랐다. 씨젠은 좋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그간 높은 백신 접종률과 진단 키트 업황 피크아웃 논란에 휩싸이면서 공매도 세력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증권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안정화로 매출 역성장이 예상되지만 씨젠의 현재 주가가 과도하게 저평가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씨젠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1조 2,605억 원, 5,938억 원으로 지난해에 이어 1조 클럽 사수가 확실해 보인다. 지난 4월 23일 11만 6,400원으로 신고가를 찍은 뒤 전날까지 주가는 무려 46.90% 급락했다. 이지수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씨젠의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고 판단된다”며 “현금을 제외한 시가총액 기준 내년 주가수익비율(PER)은 8.8배로 글로벌 진단 키트주 평균 PER인 22.8배 대비 낮아 밸류에이션 매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포스코케미칼은 86만 2,814주(12.18%)의 공매도가 쏟아졌지만 공매도 평균가 대비 주가가 6.75% 상승했다. 이는 주가를 짓눌렀던 중국 전력난과 글로벌 공급난이 완화될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탄산리튬·전구체)와 음극재(구형 흑연) 원재료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 최근 중국 전력난이 심화하면서 주가가 고점 대비 전날 종가 기준 17% 넘게 빠졌다. 올해 4분기 실적 추정치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5,330억 원, 36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16%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실적 기대감도 크다. SK와 LX홀딩스도 기업의 펀더멘털 문제보다는 지분 승계 문제와 신규 사업 진출로 인한 일시적 수익성 악화 등 단기 악재에 따른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또 공매도가 가능한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지수 편출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편입 예정 종목들은 정기 변경일인 오는 12월 10일 이후 공매도 재개가 가능해진 반면 편출 예정 종목들은 정기 변경일 이내에 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할 가능성이 높다. 코스피200에서 편출되는 종목은 F&F홀딩스(007700)·LX홀딩스·LX하우시스(108670)·롯데하이마트(071840)·삼양식품(003230)·일양약품(007570)·이노션(214320) 등이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편입 종목들의 경우에는 공매도 타깃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대차 잔액 비중이 높고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은 종목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정기 변경일 이전에 공매도 잔액 비중이 높은 일부 편출 예정 종목은 쇼트커버링으로 우호적 수급 여건이 조성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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