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 대장주 LG생활건강(051900)이 실적 둔화 우려에 넉 달 넘게 주가 하락세를 치르고 있다.
고급 화장품 브랜드력을 인정받으며 올 들어 주가가 170만 원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주 매출원인 중국의 수요 둔화에 역풍을 맞으며 현재는 100만 원 초반대로 내려앉은 상태다.이 여파로 증권가는 200만 원대까지 올려잡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며 수입원 쏠림 현상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지난 26일 전 거래일보다 2.31% 내린 114만 2,000원에 마감했다. 올 들어 종가 기준 최저치다. 연 고점(7월 1일 종가 177만 원)을 찍은 후 지속 하락하며 약 4개월 만에 주가는 35% 넘게 빠진 것이다.
LG생활건강의 주가를 끌어내리는 가장 큰 요인은 향후 실적 둔화 우려다. 올 3분기 LG생활건강의 매출액은 2조 10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1% 줄었다. 시장 컨센서스(2조 1,338억 원)를 1,000억 원 이상 밑돈 성적이다. 생활용품과 음료 부문은 선방했지만,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화장품 부문의 매출이 10% 이상 크게 빠진 탓이다.
특히 대표 브랜드 ‘후’를 포함한 중국 매출 성장률이 크게 둔화하면서 브랜드 경쟁력 약화 우려가 커진 점도 일조했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선 4개월 넘게 LG생활건강에 대한 눈높이를 내려잡기 시작했다. 업황이 둔화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큰 이유다. 지난 상반기 최대 230만 원대에 육박하던 LG생활건강 목표주가는 현재 연 고점보다 낮은 수준인 150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이달 들어서 메리츠증권은 기존 170만 원에서 160만 원으로, NH투자증권은 190만 원에서 165만 원으로 목표주가를 또 다시 하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주가 반등을 위해 단일 브랜드에 집중된 이익 구조와 매출 발생 지역의 쏠림 현상을 최우선 해결과제로 꼽았다. 신수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과거 중국 럭셔리 시장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였던 후 브랜드에 집중된 LG생활건강의 매출구조는 지금처럼 어려운 업황에서는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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