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지드래곤과 나이키가 협업한 스니커즈 '나이키 퀀도1'의 리셀(재판매) 가격이 발매 직후 3배까지 뛰었다. 뽑기 방식인 래플(Raffle) 형태로 한정 수량만 풀린데다가, 배우 류준열과 혜리 등 유명 연예인들이 착용한 인증샷이 올라오면서 관심을 끈데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나이키는 3일 오전 10시부터 공식 홈페이지에서 퀀도1 드로우를 진행했다. 추첨을 통해 당첨자에게만 퀀도1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퀀도1은 지드래곤이 운영하는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과 나이키가 협업한 세 번째 운동화다. 시중에 몇 컬레가 풀리는지는 비공개다. 다만 추첨에 참여한 인원 수가 발매 수량을 넘어서면서 벌써부터 리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리셀 플랫폼 크림에 따르면 이날 퀀도1(250)은 55만 원에 거래가 체결됐다. 이는 발매가(21만 9,000원)보다 151% 뛴 금액이다. 스니커즈 커뮤니티와 중고거래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일부 사이즈 호가가 발매가의 2배인 60만 원까지 뛰었다. 실제 운동화를 받기까지는 2~3일이 소요되는데, 당첨 내역만으로도 중고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피스마이너스원에서 먼저 풀린 퀀도1 추첨 물량도 리셀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리셀 플랫폼 관계자는 "사이즈만 맞으면 운동화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도 사들이고 있는 셈"이라며 "다만 수령이 시작되면 리셀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퀀도1은 한국의 대표 스포츠 '태권도'와 지드래곤의 본명 '권지용', 나이키의 슬로건 '저스트 두 잇(Just Do It)'에서 착안한 이름이다. 가죽으로 된 운동화 갑피는 축구화 티엠포와 클래식한 골프화에서 영감을 받았다. 여기에 피스마이너스원의 상징인 데이지 자수가 디자인됐다.
지드래곤이 나이키와 협업한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 11월과 지난해 11월 두 차례 출시한 '에어포스1 파라노이즈'도 현재 발매가(21만 9,000원)보다 4배 이상 뛴 80만~9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지드래곤이 지인들에게 나눠줄 'FAF'(Family and Friends)용으로 70켤레만 제작한 나이키 '에어포스1'은 미개봉 상품이 2,000만 원대에 팔리기도 했다.
이처럼 한정판 운동화를 구매해 웃돈을 얹어 되파는 '스니커테크'(스니커즈+재테크)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행이다. 전설적인 프로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이 직접 신고 뛰었던 '1984년 나이키 에어십 운동화'는 지난달 소더비 경매에서 147만 2,000달러(약 17억 3,100만원)에 팔렸다.
국내 스니커테크 시장을 잡기위한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번개장터는 지난해 10월 스니커즈 커뮤니티 '풋셀'을 인수한뒤 올해에만 3곳의 오프라인 리셀 매장을 열었다. 네이버의 손자회사인 크림은 가입자 100만명 이상의 국내 최대 규모 스니커즈 커뮤니티 '나이키매니아'를 80억원에 인수하는 등 공격 투자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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