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출산 기피 현상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인구 정점이 8년이나 앞당겨졌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라면 가임 여성 1명당 아이를 낳는 합계출산율은 4년 뒤 0.52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2020~2070년’에 따르면 올해 총인구(국내 거주 외국인 포함)는 5,175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9만 명 줄어든다. 우리나라 인구가 지난해 이미 피크를 찍은 후 올해부터 감소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2019년 3월 예상했던 2028년보다 8년이나 빨라졌다. 이미 지난해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서는 인구 데드크로스 현상이 발생하고 해외 인구 유입까지 뚝 끊긴 데 따른 여파다.
출산율·기대수명·국제순이동 등 인구 변동 요인이 중간 수준임을 가정한 중위 추계 시나리오에서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84명에서 2024년 0.70명으로 저점을 기록한 뒤 2046년에 1.21명으로 회복된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 영향 추계에서는 2025년 0.52명까지 감소했다가 2035년에도 0.77명으로 지금 수준 이상으로 올라서지 못한다.
고착된 저출산으로 인구 감소세는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 중위 추계에서도 총인구는 50년 후인 2070년에 3,766만 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총인구의 정점인 지난해 대비 70%까지 쪼그라든다. 저위 추계를 적용하면 3,153만 명까지 감소한다. 무려 2,031만 명이 사라지는 것이다.
생산연령인구 급감은 미래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추락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15~64세인 생산연령인구는 2020년 전 국민의 72.1%인 3,738만 명에서 2070년에 1,737만 명(46.1%)으로 반 토막이 된다. 잠재성장률은 올해 2.0%에서 2045년에는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2025년 20%를 넘어선 뒤 2050년 40%까지 오르고 2070년에는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62.2세(중위연령)를 넘는다. 인구 고령화로 50년 뒤에는 성인 1명이 노인 1.17명을 부양해야 한다. 이상림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구 쇼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정책 초점을 빠르게 전환해야 하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며 “연쇄적·종합적으로 인구 파장이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국가와 기업·사회 모두 구체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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