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가 도입한 달러화 자금 공급 제도인 ‘FIMA 레포(Repo) 기구’를 활용하기로 합의했다. 한은이 보유 중인 미국 국채 등을 팔지 않고도 달러화를 조달할 수 있는 만큼 이달 한미 통화 스와프가 종료되더라도 달러화 유동성 공급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21일(현지 시간) 미 연준과 상설 FIMA 레포 기구를 필요시 이용하기로 합의했다고 23일 밝혔다. FIMA 레포 기구는 미 연준이 외국 중앙은행 등이 보유하고 있는 미 국채를 환매조건부로 매입해 달러화 자금을 공급하는 제도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응해 지난해 3월 31일 한시적으로 도입했다가 올해 7월부터 아예 상설화했다.
한은은 보유하고 있는 미 국채를 시장에 매도하지 않고도 달러화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 연준 입장에서도 글로벌 달러 조달 시장의 수요 압력을 낮출 수 있다. 원화를 달러화로 교환하는 방식의 통화 스와프와 달리 FIMA 레포 기구는 한은이 대상 증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대상 증권은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재정증권이나 중장기 국채 및 물가연동 국채 등이다. 거래 한도는 600억 달러로 조달 금리는 0.25%다.
코로나19로 금융시장이 불안했던 지난해 3월 체결한 한미 통화 스와프는 예정대로 이달 31일 종료된다.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연준이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를 올려 우리나라가 충격 받을 경우에 대비해 외화 유동성 확보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던 만큼 FIMA 레포 기구가 비상시 달러 공급 창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FIMA 레포 기구는 통화 스와프를 보완(complement)하는 제도”라며 “해당 제도를 통해 보유 중인 적격 증권을 활용해 필요할 경우 연준으로부터 미 달러화 자금을 즉각 조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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