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빌리티 업계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트렌드는 단연 ‘슈퍼앱’이다. 슈퍼앱이란 택시 외에도 렌터카, 자전거 등 다양한 이동수단을 통합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뜻한다. 이 분야 선두 앱인 ‘카카오(035720) T’와 ‘티맵’은 최근 킥보드 제휴 서비스를 추가했다. 양사 서비스 간 차이점에 최대한 집중하며 체험해봤다.
현재 티맵에서는 지쿠터·씽씽, 카카오에선 씽씽 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다. 빠른 체험을 위해 씽씽 서비스 지역인 여의도로 향했다. 가장 먼저 각 앱의 대여 화면을 비교해 봤다. 티맵은 앱을 켜자마자 메인 화면에서 ‘킥보드’ 탭이 눈에 들어온다. 이 탭을 클릭하면 킥보드 기기 위치가 표시돼 있는 지도를 확인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모든 킥보드가 다 뜨지만, 씽씽·지쿠터 중 원하는 브랜드의 기기만 노출되도록 화면 상단에서 간단히 설정할 수 있다.
카카오의 경우 메인 화면의 ‘바이크’ 메뉴에서 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다. 만약 이 사실을 몰랐다면 킥보드 서비스를 찾기까지 꽤나 헤맸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이크 탭을 클릭하면 티맵과 비슷하게 지도 위에 현재 대여 가능한 기기를 확인할 수 있다. 씽씽과 함께 카카오가 자체 서비스하는 ‘T 바이크’가 노출된다. 티맵처럼 원하는 브랜드만 뜨도록 설정할 수는 없다. 다만 목적지가 반납불가구역에 해당하진 않는지 등의 정보를 기기를 대여하기 전에 미리 확인할 수 있어 편리했다.
두 앱을 간단히 비교해본 뒤 우선 티맵으로 킥보드를 빌려서 타봤다. 하지만 운 나쁘게도 고장난 킥보드가 대여됐다. 눈 때문에 방전이 된 건지, 분명 배터리 잔량이 70% 이상이라고 돼 있었는데 아무리 버튼을 눌러도 속도가 전혀 나질 않았다. 결국 하는 수 없이 반납해야 했는데, 반납 완료 화면에 고장을 신고할 수 있는 기능이 전혀 제공되지 않았다. 알고 보니 킥보드 기기고장 관련 문의는 티맵이 아니라 킥보드 운영사에 직접 문의해야 했다. 반면 똑같은 기기를 카카오 T로 대여한 뒤 반납해보니 고장신고 버튼을 눌러 카카오 T 앱에서 바로 이의제기를 할 수 있었다. 별건 아닐 수 있지만 고장난 킥보드에 불편했을 이용자의 번거로움을 많이 덜어준단 점에서 카카오의 섬세함이 돋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선 유저 입장에서 티맵이 훨씬 더 매력적이다. 오는 31일까지는 가격이 반값인데다가, 스타벅스 쿠폰도 주고, 킥보드 종류도 더 많기 때문이다. 다만 카카오도 내년 1분기 내 지쿠터 연동을 완료할 계획이고, 아무래도 자차운전자 회원이 많은 티맵보다는 이용자 스펙트럼이 더 넓은 만큼 장기적으로는 카카오의 우세를 조심스럽게 점쳐본다. 할인 프로모션을 지속하기는 어려운 만큼 티맵이 또 다른 고객 유인책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