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바탕으로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에서 1위를 이어가고 있다.
27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델오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광대역 접속, 무선 랜(RAN) 등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가 1위(29%)를 차지했다. 노키아, 에릭슨(15%)이 공동 2위를 기록했으며, ZTE(11%), 시스코(6%) 가 뒤를 이었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는 미국 제재 등 어려운 외부 환경에서도 화웨이가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에서 우위를 유지하는 건 R&D 투자를 바탕으로 경쟁 기업보다 혁신적인 5G 기술력을 조기에 확보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어려운 외부 환경에도 R&D 투자 지속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2021 산업 R&D 투자 스코어보드’에 따르면 화웨이는 R&D 투자에 174억6,010만 유로(약 23조4,586억원)를 집행해 2위에 올랐다. 이는 전년대비 6.7% 증가한 규모다. 연간 매출액에서 R&D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 ‘R&D 집중도’는 15.7%를 기록했다.
전체 글로벌 R&D 투자 순위에서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이 전년대비 6.0% 증가한 224억7,010만유로(약 30조원)로 1위에 올랐고, 마이크로소프트(168억8,210만 유로)와 삼성전자(158억9,490만 유로)는 각각 3위, 4위를 차지했다.
화웨이가 미국 제재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꾸준히 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연구개발을 통해 얻어진 혁신적인 기술을 토대로 디지털 경제 실현을 선도해 가겠다는 화웨이의 의지로 해석한다.
실제 R&D 인력도 상당하다. 전 세계 화웨이 직원 중 약 10만5,000명의 R&D에 종사하고 있고 이는 전체 직원 수의 53.4%에 해당된다. 이 중 약 1만5,000명 이상의 연구개발 인력은 혁신 기술 개발 외에도 수학, 물리, 화학 등 기초 과학에 대한 연구에 종사하고 있는 등 미래 산업 발전을 위한 전방위적 노력을 하고 있다.
화웨이는 R&D를 통해 얻어진 혁신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특허권 확보에도 매진해 왔다. 2021년 AR, VR, 5G, IoT 등 다양한 첨단기술 분야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했으며, 특히 5G 기술 분야에서는 올 한 해 동안 4,723 건의 특허를 출원해 전 세계 5G 유효 특허 부문에서 15.93%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헬스케어·스마트 팩토리·스마트 철도 등 5G 기술 지원
화웨이는 R&D 투자로 확보된 혁신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에서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전환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 22일 태국 국가방송통신위원회(NBTC) 및 씨리랏병원(Siriraj Hospital)과 아세안 지역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5G 스마트 병원인 ‘씨리랏 월드 클래스 5G 스마트 병원’을 공동 개원했다. 해당 병원은 화웨이의 5G·클라우드·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해 5G 응급차,AI 보조 진단, 퇴원 후 원격 진료 등을 실시하며 스마트 의료 서비스를 실현하고 있다.
헬스케어뿐 아니라 스마트 팩토리 분야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화웨이는 차이나모바일과 함께 하이얼의 스마트팩토리에 5G와 모바일 에지 컴퓨팅을 결합한 혁신 제조 솔루션의 성공적인 구현을 발표했다. 제조 환경에서 5G 에지 컴퓨팅에 AI 및 머신비전이 융합된 것을 특징으로 하는 이 솔루션은 중국 내 7개 스마트 공장에 적용됐으며, 내년 말까지 20개 공장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또 향후 5년 간 지속적으로 5G 솔루션을 구축해 전 세계 100여개 생산 시설을 디지털 기술로 혁신해 나갈 계획이다. 이 솔루션은 현실적이고 역동적인 생산라인을 메타버스로 재현하는 '디지털 트윈' 시각화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 트윈을 통해 기업은 적시에 유지보수를 하고, 생산공정의 변경 사항을 구현하기 전에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어 제조 과정 전반에 걸쳐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지난 10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발간한 ‘ICT 브리프’에 따르면, 화웨이는 5G 전용 네트워크로 관리되는 유럽 최초의 스마트 철도, 항구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해 5G 사설망도 제공할 예정이다. 화웨이가 5G 기술을 유럽 내 철도 물류 산업에 적용하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내년 1월 중 5G망 구축이 완료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화웨이와 헝가리의 ‘동서 복합 물류회사’, ‘보다폰 헝가리’가 협력하는 유럽 최초의 스마트 철도 허브 구축 사업으로, 내부 통신, 기술 장비에 화웨이의 5G망을 사용한다. 이에 대해 IITP는 “이번 프로젝트가 일부 유럽국가의 5G 프로젝트에서 배제된 화웨이가 유럽 시장에 다시 진입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8일,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지속가능한 동반성장: 디지털화, 친환경 그리고 인재’라는 주제로 열린 간담회에서 칼송 화웨이 글로벌 대외협력 및 커뮤니케이션 사장은 “화웨이는 산업부문에서 5G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며, 전 세계 기업들의 디지털화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화웨이는 다양한 산업에서 1만건 이상의 5G 혁신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1,500건의 5G 상용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5G 외에도 다양한 산업분야에서도 혁신을 통한 지속가능한 가치 창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화웨이는 사람의 개입 없이 자동차가 1,000km 주행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약 10억 달러가 넘는 금액을 자율주행 자동차 내부에 탑재되는 부품 등에 투자해 스마트한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화웨이는 폭발적 성장을 보이는 확장현실(XR) 분야를 지원하기 위한 네트워크 및 스마트 디바이스, 콘텐츠 등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화웨이는 전세계 통신사들과 함께 5GtoB(기업 비즈니스에 사용되는 5G)를 위한 네트워크 표준 및 기술 개발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광범위한 산업에서 5G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각 산업에 특화된 네트워크 표준이 구축되어 있어야 하는데, 화웨이는 이를 지원하기 위해 계획 수립, 건설, 유지 보수 등 5G 네트워크 전체에 인텔리전스를 제공하는 자율주행네트워크(ADN)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간담회에서 칼송 사장은 “지난 한해 동안 내·외부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화웨이는 견고하고 안정적인 자본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경영 효율성 향상과 안정적인 비즈니스 발전을 위해 기술혁신과 연구개발(R&D) 투자에 전념하는 동시에 세계 각국에서 인재를 영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난 3년 간의 미국 제재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어느 때 보다 더 단합하고 미래를 향해 전념하고 있다. 우리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으며, 고객과 사회 전체를 위한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면서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한 용기와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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