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운용사인 한앤컴퍼니가 친환경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시멘트업체 쌍용씨앤이(C&E)의 장기 투자를 위해 기관투자자를 교체한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국내·외 기관투자자와 ‘지속펀드’(컨티뉴에이션·continuation) 조성에 나섰다. 기존에 인수한 기업의 가치를 계속 높이기 위해 운용사는 한앤컴퍼니로 유지한 채 펀드에 출자한 투자자만 교체하는 방식이다. 해외에서는 장기 투자를 통해 더 큰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종종 시도되고 있지만 국내 대형 펀드 중에서는 한앤컴퍼니가 최초다.
상장사인 쌍용씨앤이는 인수 당시 보다 주가가 2배 가량 올랐는데 이번에 새로 출자하는 기관투자자는 더 큰 성장을 기대하는 셈이다. 한앤컴퍼니는 2011년부터 수차례 지분을 매수하며 총 8,837억 원으로 지분 46.14%를 확보했고 이후 추가 지분 매수를 통해 현재 77.68%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 투자금은 1조 4,375억 원으로 현 주가 기준 가치는 3조 881억 원에 달한다. 일반적인 경영권 거래 PEF의 평균 보유 기간을 훌쩍 넘으면서 그간 쌍용C&E의 매각설이 흘러나오곤 했다. 그러나 이번 기관투자자 교체로 당분간 매각 대신 기업 가치 제고에 힘쓸 수 있게 됐다.
기관투자자는 한앤컴퍼니가 제시한 친환경 연료 활용 사업에 높은 점수를 줬다는 후문이다. 시멘트 제조업 자체는 건설업 영향을 타는데다 과점 사업으로 추가 성장이 제한적인 측면이 있다. 시멘트 업체 간 수 차례 인수합병(M&A)으로 업계의 구조조정도 마무리된 상황이다. 오히려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때문에 신규 투자가 어려운 실정이다.
한앤컴퍼니는 쌍용씨앤이 인수 직후 1,150억 원을 투입해 친환경 폐열발전 설비를 갖췄다. 최근에는 폐플라스틱고체연료(SRF)를 확보하기 위해 폐기물 처리 업체를 잇따라 인수하기도 했다. 쌍용씨앤이는 관련 사업을 전개할 계열사인 ‘그린에코 솔루션’을 세운 뒤 총 950억 원을 투자했다.
지난 10월에는 폐기물 처리업체인 ‘태봉산업’을 인수했으며 지난해부터 1,700억 원을 투입해 생산공장과 가까운 강원도 영월에 폐기물 매립장도 건설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금난에 시달리는 경쟁 시멘트 업체와 달리 쌍용양회는 한앤컴퍼니가 인수한 후부터 투자를 통해 친환경 연료를 제조 과정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면서 “폐기물을 활용하면서 연료비를 내는 게 아니라 처리비를 받게 되기 때문에 수익이 높아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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