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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SK온, 새해 투자유치 본격화…최대 5조 확보

KKR·TPG·칼라일 등 4곳 해외 국부펀드 1~2곳에 투자설명서 발송

기업가치 30조~50조 원 예상

경쟁사보다 빠른 성장 속도 강점 내세워

SK온의 파우치형 배터리/사진=서울경제DB




SK그룹의 2차 전지 사업을 담당하는 SK온이 새해 벽두 최대 5조 원의 실탄을 목표로 글로벌 투자자에게 투자설명서를 발송하는 등 본격 절차에 들어갔다. 기업가치가 30조~50조 원이 거론되는 SK온은 글로벌 사모펀드(PEF)와 대형 국부펀드를 합쳐 6곳으로 제한해 초대했다. 최태원 SK회장의 동생이자 SK온 대표이사로 경영에 복귀한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첫 대형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온의 투자유치 주관사인 JP모건과 도이치뱅크는 지난해 12월 말 글로벌 PEF 4곳과 해외 국부펀드 2곳에 비밀유지각서(NDA)를 받고 투자설명서(IM)를 보냈다. 칼라일·TPG·KKR 등과 미국이나 중동, 싱가포르 계열 국부펀드가 포함됐다. SK온 측에 투자 희망 의사를 보낸 후보들은 국내외에 더 많았지만, SK온은 일단 선정한 후보와 먼저 논의한 뒤 필요하면 후보군을 넓힐 계획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사모펀드 등과 네트워크가 있는 최재원 대표가 후보 선정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SK온 측은 주관사가 최초 선정한 투자 후보와 협상을 독려하기 위해 두 주관사에 각각 같은 수로 투자 후보를 배치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사모펀드 입장에서 보더라도 큰 규모여서 후보가 많지 않은 거래인데 SK온 측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주관사끼리 경쟁을 붙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SK온은 투자설명서에 자신들이 생각하는 구체적인 기업 가치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사전에 투자 후보들과 논의하면서 최소 3조원 최대 5조원 규모로 투자 유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내비쳤다. 투자 유치 규모가 크기 때문에 SK온은 최대 3곳 가량 투자자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SK온의 기업가치를 LG에너지솔루션의 절반 수준인 30조~50조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투자금 대부분은 미국 조지아 등에 준비 중인 1·2공장과 헝가리 2공장, 중국 옌청 2공장 등을 건설하는 데 투입된다. 현재까지 회사는 총 12조 원의 투자 계획을 세워 6조 원 가량 집행했다.

SK온은 투자설명서를 통해 경쟁사보다 아직 규모가 작지만 수주 물량 등을 기반으로 매년 2배씩 성장하는 등 속도는 더 빠르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사상 첫 흑자 전환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현재 SK이노베이션(096770)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중국·헝가리 등의 거점에서 올해 63GWh(기가와트시) 수준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출 전망이다. 2023년 85GWh, 2025년에는 200GWh, 2030년에는 500GWh 이상으로 빠른 속도로 확대해 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5년 매출 6조 원, 시장점유율 20%를 달성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최근에는 미국 포드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우선 60GWh 물량을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확보한 수주 물량은 금액 기준으로 220조 원으로 경쟁사와 비교해도 최고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배터리 사업의 단기 성장성은 인정하면서도, 중기 이후 시장 변화에 따른 위험을 투자자와 SK온이 어떻게 분담할 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SK온을 비롯해 다수 배터리 업체가 경쟁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세대가 짧게 끝나고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가 시작되면, 산업 전체가 크게 흔들리게 된다. 리튬-이온 배터리 업계 역시 주요 거래처인 글로벌 전기차 업계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 적체가 지속되면서 배터리 업계에도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 업계의 투자 의사는 높은 편이지만 결국 기업 가치와 투자에 따른 위험을 SK온이 얼마나 책임질 지가 협상의 열쇠가 될 것” 이라고 내다봤다.

최재원 SK온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사진=서울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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