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이 올해 경제 키워드로 코로나19 이후의 미래를 제시하면서 글로벌 경제의 회복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말 국내 적정 금리 수준이 2.0%에 이를 것으로 봤다. 하지만 기준 금리 인상 과정에서 부작용이 취약 계층에 집중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의 동반 상승으로 서민 체감 경기는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4일 ‘2022년 10대 경제 키워드’로 ‘AFTER TIMES(코로나 이후의 미래)’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키워드 ‘WITH CORONA(코로나와 함께)’보다 진전된 세상을 기대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연구원은 ‘AFTER TIMES’에서 한 글자씩 따서 키워드를 정리했다.
대외 요인으로는 △비대칭 회복(Asymmetric recovery) △사전적 정책 방향(Forward guidance) △쌍둥이 적자(Twin deficit) △종반전(Endgame) △코뿔소(Rhino) 등을 꼽았고, 국내 요인으로는 △테일러 준칙(Taylor′s rule) △관성 효과(Inertia effect) △연착륙(Mild recession) △경제고통지수(Economic misery index) △장기 침체(Secular stagnation) 등을 제시했다.
연구원은 올해 세계 실질 국내총생산(GDP) 규모로 보면 위기 이전의 정상 성장 추세를 기준으로 1.2% 미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선진국보다 신흥국이나 개발도상국의 회복세가 더딘 비대칭이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미 연준이 제시한 조건 중에 완전 고용은 올해 상반기 도달이 예상되는 만큼 정책 금리 인상은 2분기나 3분기 중 시작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중국 내 부동산 버블, 그림자 금융, 지방정부 부채 등 회색 코뿔소 이슈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차이나 리스크도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회색 코뿔소는 발생 가능성이 높아 누구나 예상할 수 있지만 충격이 큰 리스크를 말한다. 연구원은 중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국내 성장률도 0.5%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에서는 적정 금리 수준에 대한 논쟁이 확산할 것으로 봤다. 연구원은 올해 말 적정 금리를 2.0% 내외로 도출했다. 이에 한국은행도 올해 세 번 이상 금리를 올리면서 1.75% 이상으로 기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원은 지난해 경제고통지수가 최근 10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실업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더한 것으로 해당 지수가 높아지면 가계 실질 구매력이 위축돼 서민 체감 경기가 악화된다. 연구원은 지난해 경제고통지수가 6.0포인트로 지난 2011년(7.4포인트) 이후 최고치를 예상했다. 올해도 경제고통지수가 소폭 하락에 그쳐 체감 경기 개선이 쉽지 않다는 계산이다. 국내 잠재성장률은 2021~2025년 2.0%에서 오는 2026~2030년 1.7%로 떨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과잉 유동성 문제 완화를 위해 통화정책 정상화는 필요하지만 부작용이 취약 계층에 집중되지 않도록 미시적 대응을 병행해야 한다”며 “서민 경제 활력을 약화시키는 주된 요인인 인플레이션 심화 가능성도 차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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