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 시간) ‘CES 2022’의 모빌리티 전시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 어두운 고속도로를 달리는 트럭 영상이 참가자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카메라 구도가 운전석을 담자 운전자 없이 움직이고 있는 핸들이 보였다. 지난달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지역에서 I-10 고속도로를 타고 주도인 피닉스까지 80마일(128㎞) 주행에 성공한 자율주행 트럭 투심플이 직접 찍은 영상이었다. 투심플은 운전자 개입이 전혀 없는 자율주행 레벨4를 일반 차량이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성공한 최초의 자율주행 트럭이 됐다. 제이슨 월리스 투심플 글로벌 마케팅 총괄은 “현재 미국 내 50개 주 중 8개 주는 트럭 자율주행이 금지돼 있지만 규제가 완화되면 미 전역에 자율주행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며 “사람과 달리 하루에 23시간을 달릴 수 있고 ‘끊김 없는 공급’이 가능한 게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투심플은 이미 미국 내 최대 물류 업체인 USPS·DHL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자율주행 트럭은 이날 열린 CES 2022 ‘공급망 위기 극복 기술’ 세션에서도 미국 내 공급망 병목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됐다. 세션에 토론자로 참여한 자율주행 업체 로코메이션의 핀치 풀턴 전략 부사장은 “미국 내 물류 배송에 있어서 트럭 운송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기준 72%에 달하는데 정작 트럭 운전자들은 일터를 떠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미개인운전자협회(OOIDA) 집계에 따르면 올해 장거리 트럭 운전자의 퇴사 및 전직 비율이 90%가 넘는데 낮은 임금, 먼 거리 이동과 사고에 대한 부담감이 그 요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산업구조의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율주행 트럭이 도입돼야 한다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풀턴 부사장은 “결국 앞으로 온디맨드 이코노미(수요 주도형 시장) 경향이 더욱 뚜렷해질 텐데 지금의 체계로는 변화하는 수요에 맞춰 끊김 없는 공급을 제공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자율주행 트럭 시대가 도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투심플 외에도 로코메이션·플러스 등이 레벨4의 자율주행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며 자율주행 트럭 산업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