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긴축 행보로 인한 달러 강세 흐름에 이틀 연속 원화 약세가 나타나면서 환율이 1,200원에 안착했다. 환율은 지난 6일 1,201원에 마감하면서 2020년 7월 24일(1,201원 50전) 이후 처음으로 1,200원을 넘겼다. 오는 3월 미국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까지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면서 환율이 단기간 내 급등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50전 오른 1,201원 50전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원 20전 오른 1,204원 20전으로 출발했으나 외환 당국의 속도 조절을 경계하면서 장중 상승 폭이 축소되는 흐름을 보였다. 달러 매도 수요가 원화 약세 압력을 완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원화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연준의 긴축 우려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오르고 이와 연동해 달러 강세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96.3을 기록 중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미국의 무역수지 혹은 고용지표 등이 미국 경기가 회복 궤도에 있음을 공고히 하면서 연준의 매파적 통화정책에 근거가 되고 있다”라며 “이에 강달러 압력은 1,200원 구간을 유지할 수준만큼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있다”고 했다.
‘빅 피겨(큰 자릿수)’인 1,200원을 이틀 연속 넘어선 만큼 이제 시선은 단기 고점인 1,210원으로 옮겨간 상태다. 현 수준에서 15~20원 급등할 가능성이 있지만 1분기 이후로는 흐름이 전환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는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면 원화 가치 하락세가 둔화될 수 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상 전에는 경계감으로 달러 강세와 원·달러 환율 상승이 나타나지만, 정작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예외없이 달러가 약세로 전환됐다”라며 “이는 2017년 양적 긴축(QT) 당시에도 동일했기 때문에 3월 FOMC까지는 달러 강세가 이어지겠지만 이후에는 달러 약세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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