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카카오(035720)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는 상장 후 2년 간, 임원은 1년 간 주식을 매도할 수 없다. 상장사 임원이 주식을 매도할 경우에는 매도 수량과 기간을 한 달 전에 사내 관련 부서에 보고해야 한다. 임원들의 공동 주식 매도 행위도 금지된다. 매도 금지 주식은 스톡옵션은 물론, 개인적으로 매수한 주식도 포함된다. 아울러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자회사들을 연쇄적으로 상장하는 성장 방식도 전면 재검토한다.
카카오는 전 계열사 임원을 대상으로 이같은 주식 매도 규정을 마련해 이날부터 즉시 시행한다고 13일 밝혔다. 최근 카카오페이(377300) 경영진들이 집단으로 주식을 매도하면서 불거진 논란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 가이드라인을 신설한 것이다.
규정에 따르면 특히 카카오 계열사 임원은 주식 매도 1개월 전 매도 수량과 기간을 미리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와 소속 회사의 IR(투자자관계)팀에 공유해야 한다. 매도 계획을 회사에 보고하도록 한 것이다.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는 사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조직으로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센터장을 맡고 있다. 카카오 본사는 물론 계열사 CEO들과 임원들의 주식 매도를 여 공동대표가 직접 챙길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한 발 더 나아가 계열사들의 상장 계획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 자회사 상장 시 임원들에게 막대한 스톡옵션을 보장해 주는 경영 방식으로 빠르게 성장해왔던 기존 방식이 유효한지에 대해 살펴보기 위해서다. 최근 카카오페이 경영진들의 집단 주식 매도 사태에서 보듯 스톡옵션과 상장을 통한 인재유치 및 동기부여 방식이 오히려 기업 가치를 떨어뜨리고, 경영진의 모럴 해저드를 불러온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상장 목표였던 엔터테인먼트와 모빌리티 상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기존 목표 일정보다 상장 시기가 많이 늦어질 수 있다”며 “다만 일부 자회사의 경우 외부 투자자들의 지분율이 높은 만큼 협의를 거쳐서 상장 계획을 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카카오가 이날 내놓은 대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다소 강화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상장 후 일정 기간 동안 임원진의 주식 매도를 금지한 점은 환영할만하지만, 주식 매도 계획을 단순히 사내에만 보고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김우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시장에 예고 메세지를 주기 위해선 단순히 사내에만 보고하는 수준을 넘어 자발적으로 매도 계획을 공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카카오는 이에 대해 “매도 계획은 공시 의무 사항이 아닌 만큼 공시를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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