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MX(옛 무선)사업부가 SK하이닉스와 협력해 이미지센서 공급망 다변화를 꾀한다. 탄탄한 반도체 공급망 구축과 원가 절감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다. SK하이닉스도 이번에 삼성에 고화소 이미지센서를 공급, 이미지센서 제품군을 늘리며 사업 강화에 나선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MX사업부는 올해 출시할 스마트폰 갤럭시 A23 5G 모델에 SK하이닉스 5,000만 화소 이미지센서를 탑재하기로 했다. 이 제품은 A23 5G 메인 카메라 격인 후면 카메라에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센서는 디지털 카메라에서 ‘눈’ 역할을 하는 반도체다. 카메라 렌즈로 들어오는 빛을 디지털 신호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이미지센서 최소 단위인 화소(픽셀)가 높을수록 사진을 확대했을 때 ‘깨짐’ 현상이 덜하다. 스마트폰, 자율주행차, 스마트 정보기술(IT) 기기 발전으로 이미지센서 활용 사례가 늘어나면서 시장 규모도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5,000만 화소 이미지센서는 회사가 확보하고 있는 최고 사양 제품이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에 이미지센서를 공급한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3, 각종 중저가 스마트폰 시리즈의 전면 카메라에 탑재되는 1,000만 화소대 이미지센서를 주로 공급했다. 하지만 이번 납품은 삼성 스마트폰 메인 카메라에 회사 최고 사양 이미지센서를 공급한 이례적인 사례여서 업계의 시선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이 세계 이미지센서 시장점유율 1위를 노리며 기술과 생산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MX사업부가 SK하이닉스와 다양한 제품 협력을 늘려가는 이유는 크게 △탄탄한 공급망 구축 △원가 절감 등 두 가지가 꼽힌다. MX사업부는 각종 대외 위기로 반도체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미지 센서 협력사 수를 늘려나가면서 위기 요인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또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격 인하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다양한 파트너를 확보하며 부품 가격 협상력에서 우위를 가지려는 전략이 깔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이번 공급 사례가 시장 영향력 확대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2%대 점유율로 세계 6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꾸준히 연구개발(R&D)을 해나가며 제품군을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일본에 이미지센서 연구 센터를 설립하면서 일본의 강력한 연구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측은 이번 공급 사례에 대해 “고객사 관련한 정보에 대해서는 확인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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