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030200)가 발행하는 회사채에 모집액의 4배가 넘는 뭉칫돈이 몰리며 흥행했다. 특히 국고채 금리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기관투자가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발행 금리를 크게 낮췄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2,0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지난 20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KT에 8,200억 원 어치 인수 주문이 몰렸다. 올초부터 금리 변동성이 커졌음에도 양호한 실적과 건실한 재무건전성, 국내 최고 수준의 우수한 신용등급(AAA)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시장의 러브콜이 쏟아졌다.
주문이 몰리면서 KT는 당초 계획했던 2,000억 원에서 두 배 많은 4,000억 원으로 회사채 발행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특히 1,000억 원 발행하는 5년물의 경우 발행금리를 같은 AAA급 신용도를 보유한 다른 기업들(2.568%) 대비 낮은 2.563%로 확정했다. 3년물(2,700억)의 경우 2.458%, 10년물(300억)은 2.706% 수준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도 시중금리가 잇따라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회사채 금리가 크게 높아졌지만 우량한 신용등급에 힘입어 불안감을 던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쏟아졌다"고 풀이했다.
KT는 지난해 5G 커버리지 확대를 위한 투자부담과 신사업 관련 투자(스튜디오 지니 증자 2,000억 원), 주주환원 정책(자사주 매입 1,900억 원) 등 자금 소요가 크게 늘었다. 그러나 5G 상용화 이후 현금창출력이 늘어나고 운전자본부담이 줄어들며 재무부담을 줄이고 있다. KT의 영업수익은 지난해 9월 기준 13조7,18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3조2,890억 대비 소폭 늘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도 7,590억 원에서 9,760억 원으로 확대됐다.
이와 함께 회사채 주관사단의 역할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최근 국고채 변동성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20여개 이상의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IR을 펼쳤다. 이번 KT 회사채 발행에서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이 대표주관사로 참여했다. 이번 딜에 참여한 한 대형 증권사의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AAA등급은 투자 수요가 공고해 미매각이 나지 않는 물건"이라며 "그러나 시장 환경이 비우호적인 만큼 투자자들과 활발히 소통해 금리를 조금이라도 더 낮추고자 스킨십을 크게 늘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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