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Metaverse) 열풍에 힘입어 경쟁적으로 출시한 ‘메타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연초부터 부진의 늪에 빠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고한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고밸류에이션(가치)을 받았던 성장주 중심의 메타버스 관련 업종에서 자금 이탈이 가속화 되고 있는 탓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월2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메타버스 4종목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낮은 종목은 ‘KODEX K-메타버스 액티브’로 연초 이후 14.26% 급락했다. 이어 ‘KBSTAR iSelect메타버스(-13.92%)’, ‘TIGER Fn메타버스(-12.15%)’와 ‘HANARO Fn K-메타버스MZ(-10.68%)’ 순이었다. 4종목은 평균 12.75% 하락했다.
국내 메타버스 투자 ETF 4종은 게임과 콘텐츠, 엔터 등 메타버스 관련주로 꼽힌 국내 주식에 주로 투자한다. 메타버스 투자 열풍이 일면서 상장 한 달여 만에 3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1조 원 가량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편입 종목의 개별 업황 부진과 금리인상 여파로 성장주에 대한 투심이 떨어지며 큰 폭으로 하락하는 모습이다.
김재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요 종목인 위메이드가 가상자산 시장에서 먹튀 논란으로 이 달에만 25% 넘게 급락하며 수익률 하락에 일조했다”며 “예컨대 위메이드를 가장 많은 비중(7%)으로 편입한 KODEX K-메타버스 액티브(-14%)의 경우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컸다”고 했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해외 메타버스 주식에 투자하는 ETF는 선방했다. 그러나 모두 종목이 마이너스 수익률로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는 중이다. ‘KODEX 미국메타버스나스닥액티브(-13.95%)’와 ‘TIGER 글로벌메타버스액티브(-11.22%)’, ‘네비게이터 글로벌메타버스테크액티브(-11.15%)’ ‘KBSTAR 글로벌메타버스Moorgate(-8.53%)’ 순으로 하락세를 성적표를 받았다. 해외 메타버스 ETF은 평균 11.21% 줄었다.
다만 수익률이 저조한 것과 달리 돈의 유입 흐름 나쁘지 않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21일 기준으로 국내외 메타버스 ETF에 2,000억 원 규모의 자금이 유입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축소 우려로 메타버스 관련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장기 성장성이 높은 만큼 단기 주가 조정에 불안할 필요가 없고 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