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미국 나스닥이 전 고점 대비 15% 이상 조정을 받는 등 자산 급락에 대한 공포가 커진 가운데 투자자들의 공매도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의 공매도는 전월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개인투자자 역시 65% 늘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이뤄진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 대금은 5,690억 원으로 지난해 12월(3,602억 원) 대비 57.98% 증가했다. 14개월 만에 공매도가 재개됐던 지난해 5월(5,785억 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특히 기관투자가들의 공매도가 급증했다. 기관투자가의 경우 이달 들어 하루 평균 공매도 규모가 1,635억 원에 달해 전월 평균인 855억 원 대비 91.2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의 경우 지난해 12월(2,681억 원)을 제외한 매월 3,000억 원 이상의 공매도를 해왔지만 이달 들어서는 규모가 3,947억 원까지 늘어나며 4,000억 원을 육박했다. 개인투자자들 역시 이달 들어 공매도를 늘려 전월(66억 원) 대비 64.62% 많은108억 원에 달했다. 금융 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할 때 주식을 빌려서 판 다음 주가 하락 후 다시 매수해 차익을 내는 거래 기법”이라며 “공매도가 증가했다는 것은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났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개별 종목별로 볼 때 코스피에서 21일 기준으로 공매도가 가장 많이 이뤄진 종목은 크래프톤(506억 원)이었다. 크래프톤의 2대 주주인 중국 텐센트가 크래프톤의 지분을 일부 매도할 것이라는 외신의 기사 등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뒤를 이어 LG화학(325억 원), 삼성SDI(262억 원) 등 배터리 종목의 공매도가 많았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앞두고 배터리주의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기(216억 원), 셀트리온(147억 원)에 대한 공매도 수요 역시 많았다.
향후 공매도가 이뤄질 가능성을 따져볼 때 참고하는 공매도 잔액 규모를 살펴보면 19일 기준으로 셀트리온(7,510억 원)이 가장 컸다. 크래프톤(4,894억 원), HMM(4,283억 원), 카카오뱅크(3,988억 원), LG디스플레이(3,134억 원) 등도 잔액 규모가 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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