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 시기에 눈덩이처럼 불어난 국가 채무와 관련해서는 재정 적자 규모를 지금보다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IMF는 25일(현지 시간) 이 같은 내용의 세계경제 전망을 발표했다. IMF는 매년 1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경제 전망을 발표하고 있으며 이번 발표는 지난해 10월 전망치에 대한 수정본으로 볼 수 있다.
IMF는 이번 전망에서 우리나라 성장률을 지난해 10월 전망치(3.3%)보다 0.3%포인트 낮은 3.0%로 제시했다. 이는 우리 정부가 지난해 말 제시한 성장률 3.1%보다 0.1% 포인트 낮은 수치다. 한국은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각각 3.0%로 전망했다.
박민주 기획재정부 국제통화팀장은 “IMF 전망 시점이 주요 국제 기구 중 가장 최신이어서 오미크론 영향을 더 크게 반영해 우리 정부 전망치보다 소폭 낮아진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세계경제 성장률도 둔화될 것으로 IMF는 내다봤다. 올해 세계경제는 4.4% 성장하는 데 그쳐 지난해 10월 전망치 대비 0.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주요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이 기간 5.2%에서 4.0%로 떨어져 가장 낙폭이 컸고 중국(5.6%→4.8%), 독일(4.6%→3.8%), 영국(5.0%→4.7%) 등도 성장률이 하향 조정됐다. 반면 인도(8.5%→9.0%)와 일본(3.2%→3.3%) 등은 성장률 전망치가 소폭 상승했다.
IMF는 올해 세계경제 위험 요인으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 △글로벌공급망(GVC) 차질 장기화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금융시장 충격 △임금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 △중국 부동산 시장 위축 심화 등을 꼽았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와 내년에 걸쳐 각 3차례씩 총 6번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나마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에 대해서는 올해 1분기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고 인플레이션 압력도 올해 안에는 차츰 낮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경제정책 측면에서는 코로나19 시기 과도하게 늘어난 재정 적자를 축소하라고 권고했다. 정치권에서 대선을 앞두고 최대 100조 원 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 요구까지 나오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만 IMF 권고에 역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근 추경 규모 확대 가능성에 대해 “추경 규모가 더 커지면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IMF는 또 “코로나19가 지금보다 더 심각해질 경우 재정 여력을 감안해 피해 계층에 집중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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