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부터 고위험군에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우선 실시하는 ‘오미크론 방역 대책’이 시작되면서 자가진단키트 수요가 급증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사흘 사이에 하루 확진자가 2배가량 늘어날 정도로 오미크론 확산세가 예상보다 강력한 상황이다 보니 사전에 진단키트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사무실 밀집 지역의 약국·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품절 사태가 벌어지거나 가격이 오르는 등 ‘제2의 마스크 대란’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2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만 4518명으로 또다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24일 7512명에서 25일 8570명, 26일 1만 3010명으로 사흘 만에 2배로 늘었다. 이날 신규 확진자도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총 1만 1804명으로 집계됐다.
29일부터 정확도가 높은 PCR 검사는 60세 이상 고위험군에 한해 실시하고 나머지는 신속항원검사키트(자가진단키트)로 우선 검사하게 된다. 확진자 폭증세가 이어지면서 오미크론 방역 대책 시행이 임박하자 PCR 검사를 받지 못할 것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자가진단키트를 대거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또 일부 유통상들은 정부의 요구 물량을 우선 처리하면서 일반 판매 물량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29일부터 오는 2월 2일 사이 선별진료소에서 자가진단 검사의 대기줄이 길 경우 진단키트를 받아 자택에서 검사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다만 2월 3일부터는 자가진단키트를 무료로 받으러 오는 사람들이 몰릴 수 있어 무료 지급하지 않을 방침이다.
다만 방역 당국은 2년 전 마스크 대란처럼 자가진단키트 품귀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물량을 원활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생산 물량 자체가 충분해 수요에 대응할 수 있으며 유통 과정에서의 문제는 관리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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