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수천 대가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중국 로봇 산업이 연구·개발 중심에서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반면 한국은 걸음마 단계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계면신문 등 중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분석한 결과 유니트리, 유비테크, 애지봇(즈위안로보틱스), 갤봇, 중칭 로봇테크, 러쥐로봇 등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사 6곳에서 올해 휴머노이드 로봇 약 1000대 이상을 각각 양산할 계획이다. 시장 규모는 45억 위안(약 87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김영무 카카오벤처스 심사역은 중국 로봇 산업에 대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며 기술력도 고도화하고 있고 생산력도 보유해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며 “노하우와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기술력은 더욱 발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올해 1만 대 이상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생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 등에 따르면 분석기관 리더봇 등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이 올해 휴머노이드 로봇 1만여 대를 생산해 글로벌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기업들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등에 엎고 우위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보조금 지급, 세제 혜택, 민관 연구 협력 확대, 산업 집적지 조성 등을 통해 전방위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중국 로봇 개발 기업 유니트리가 대표 사례다. 유니트리는 사업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올해 초 유니트리는 항저우시 정부의 지원을 받아 본사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지역에서 1만㎡ 규모의 새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SCMP는 3~5년간 항저우 신공장이 유니트리의 사업 확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분석했다.
유니트리의 로봇개인 '고2'(Go2)는 최저 1600달러(약 227만 원), 휴머노이드 로봇 'G1'은 1만 6000달러(약 2273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G1은 올해 2월 예약판매를 시작하자마자 매진됐다. 아울러 G1은 전설적인 배우 이소룡(리샤오룽)처럼 720도 회전 돌려차기를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고난도 동작을 수행했지만 G1은 균형을 잃지 않았다. 유니트리 H1은 올해 설 갈라쇼에서 고난도의 전통 군무를 선보이기도 했다.
정부는 2030년 글로벌 최강국을 목표로 30여개 산학연이 참여하는 협력체 ‘K-휴머노이드 연합’을 출범하며 추격에 나선다. K-휴머노이드 연합은 먼저 로봇의 두뇌에 해당하는 로봇 AI를 개발하는 데 집중한다. 2028년까지 '로봇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이 연합에는 40여개 산학연 기관이 참여했다. 서울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스텍(포항공대), 연세대, 고려대 등 AI 개발 그룹과 삼성전자 로봇 자회사인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 에이로봇, 홀리데이로보틱스 등 로봇 제조사들과 함께 위로보틱스, 블루로빈, 로브로스, 엔젤로보틱스, 뉴로메카, 두산로보틱스(454910), LG전자(066570), HD현대(267250)로보틱스 등 기업이 대거 참여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로봇 R&D, 인프라, 실증 등 관련 예산을 활용해 기업들의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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