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지난 14일 출시한 러기드(Rugged·강인한)폰 ‘갤럭시 엑스커버5’를 사용해봤다. 배터리 교체식을 택했음에도 ‘밀스펙(MIL-STD-810G·미 육군 납품 규정)’을 만족하는 내구도를 갖춘 점이 인상적이다. 성능이 뛰어나진 않지만 출고가 27만 5000원의 저가형 롱텀에볼루션(LTE) 폰임을 감안할 때 유아·산업현장 용으로 활용도가 높아 보였다.
갤럭시 엑스커버5는 삼성전자의 러기드폰 브랜드 ‘엑스커버’의 다섯번째 제품이다. 지난 2011년 첫 등장한 후 꾸준히 신제품을 선보이며 특수목적용으로 사랑받고 있다. 엑스커버 시리즈는 견고한 내구성과 저렴한 가격이 특징이다. 엑스커버5는 배터리 교체형임에도 IP68 방수·방진 인증을 받았다. 기기에 먼지가 유입되지 않고, 1m 이상 수심에서 연속적인 침수를 막아낼 수 있다.
액정에는 충격과 긁힘에 강한 고릴라 글라스6를 적용했다. 1m 높이에서 거친 표면으로 추락을 평균 15회 연속으로 버텨내는 강화유리다. 코닝 최신 강화유리인 ‘고릴라 글라스 빅터스’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갤럭시 엑스커버5가 저가형이고, 갤럭시S21·아이폰13 등 최신형 스마트폰도 획득하지 못한 밀스펙 인증을 받았음을 떠올릴 때 아쉬워할 점은 아니다.
후면과 옆면은 견고한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추락에도 깨질 염려가 적다. 테두리 부분의 충격이 스마트폰 화면이 깨짐의 주 원인임을 떠올릴 때, 후면은 물론 전면 파손 가능성도 최소화할 수 있는 디자인이다. 자주 넘어지고 손에 쥔 물건을 떨어뜨릴 일이 많은 어린이들이나, 거친 산업현장에서 사용하기 적합한 디자인이다.
갤럭시 엑스커버5는 산업현장을 위한 강력한 플래시 기능도 갖췄다. 듀얼 LED 플래시를 적용해 일반 스마트폰보다 좁고 멀리 빛을 투사해 손전등처럼 활용 가능하다. 전원과 볼륨 버튼 외에도 기기 왼쪽에 특수목적 버튼을 배치해, 기기 잠금을 해제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손전등을 키고 끌 수 있다. 이 버튼은 전원 버튼 2배 가량 크기로 누르기 편하고, 손전등 외 사진촬영이나 앱 실행 등 다양한 용도로 설정할 수도 있어 활용도가 높았다.
갤럭시 엑스커버5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중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한다. 출고가는 20만 원대고, 각 통신사가 내놓은 ‘키즈폰’ 전용모델을 공시지원금으로 구매하면 출고가가 0원인 경우도 있다. 가격이 저렴한 만큼 저가형 칩셋이 쓰였고, 속도 또한 느리다. 모바일AP로 쓰인 엑시노스850은 갤럭시S21에 적용된 스냅드래곤888의 3분의 1 정도 성능을 지녔다. D램은 4GB(기가바이트)고, 화면은 5.3인치에 해상도는 HD+(1480 x 720)에 불과하다. 배터리 교체가 가능하지만 크기가 작은 만큼 용량은 3000mAh로 큰 편은 아니다. 다만 15W 고속충전을 지원하고, 화면이 작고 해상도도 낮아 배터리 수명이 상대적으로 길다.
낮은 성능은 유아용으로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영상 재생에는 문제가 없지만, 고성능 게임 실행은 힘든 탓이다. 실제 갤럭시 엑스커버5에서 고성능 모바일 게임인 ‘원신’을 구동해봤다. 설치와 실행은 가능했지만 로딩에 5분 이상이 걸렸고, 최저 설정에서도 정상적으로 즐길 수 없었다. 교육용 저사양 퍼즐게임 등을 즐기기에 적합한 성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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