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농기계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지역을 꼽으라면 북미시장이 첫 손에 들어간다. 미국의 농업 규모는 세계 1위이며, 이웃해 있는 캐나다는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그 어느 시장보다 중요하다.
이런 북미시장에 국내 농기계 업체들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1위 농기계 회사인 ‘대동’은 소형트랙터 ‘카이오티’(KIOTI)를 앞세우면서 북미시장에서 이름을 알려나가고 있다. 김동균(사진) 대동 북미법인 대표이사는 “올해 북미시장의 성장세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동은 지금의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점유율을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대표가 그리는 북미시장에서의 영향력 확장을 위한 큰 그림은 우선 농기계의 전동화 추진이다. 그는 “자동차 시장의 화두는 내연기관 종식 및 전기·수소차로의 전환인데 농기계도 소형장비부터 이미 전동화가 시작됐고,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대동도 이에 대비하기 위해 전동모어를 필두로 다양한 제품군 개발·론칭을 계획하고 있으며, 온라인 직판매 등 신규 유통망 개발에 대한 연구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로 북미의 농기계 시장은 현재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김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도 도시근교로 거주지를 옮기는 탈도심화와 재택근무, 소규모 취미 농사(하비 팜·hobby farm), 제품 전동화 등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코로나가 이런 전원형 라이프 스타일에 가속을 붙였다”며 “특히 북미에서는 하비 파머가 증가하고 있어 맞춤형 소형 트랙터를 개발하고 또 신제품을 꾸준히 출시할 것”이라고 북미시장 공략 계획을 전했다.
관련기사
대동의 북미시장 주력제품인 카이오티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소비자들에게 각인되고 있다. 지난해 북미에서 소형 트랙터 구매시 고려하는 브랜드를 조사한 결과 일본의 구보다와 미국의 존디어에 이어 카이오티가 3위를 차지했다.
김 대표는 카이오티 브랜드를 북미에서 지씨이(GCE) 브랜드로 확장시켜나가고 있다. GCE 브랜드란 소형 트랙터, 승용잔디깍기 등 전원생활을 즐기는 하비 파머를 위한 장비류를 말한다.
그는 “GCE 사업은 2019년 가솔린 승용잔디깍기를 출시하면서 시작했는데 GCE 시장에서 대동은 후발주자이지만 높아진 인지도를 기반으로 시장에 진입 중”이라며 “텔레메스틱, 정보통신기술 등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제품, 경쟁력 있는 제품 라인업을 구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올해 북미법인의 운영 방향을 고객서비스와 부품공급 강화, 공급체인 확대 등에 초점을 맞췄다. 또 카이오티만의 브랜드 차별화를 위해 흙·땅·노동에 대한 숭고함을 가치로 여기는 브랜드 마케팅도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경영진과 직원은 가족이라는 인식으로 정당한 노동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 서로 협력해 성과를 내는 것도 주요 목표 중 하나다.
그는 “북미의 탈도심화는 아직 끝난 게 아니어서 소형 트랙터 시장에서 본사와 북미법인은 다른 경쟁사보다 더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2년간 급성장함에 따라 인력과 조직, 각종 설비 인프라 등을 커진 규모에 맞도록 업그레이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단기간 북미시장이 성장하면서 글로벌 공급체인의 강화가 절실하다”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와 텍사스, 캐나다 토론토에 이어 제4의 물류창고를 확보하고 토론토 창고는 확장이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올해의 목표를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