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하나금융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김정태 회장은 금융권에서 역대 ‘최장수’ 회장으로 꼽힌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에 이어 역대 5대 금융지주 회장 중 4연임을 한 유일한 지주 회장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2012년 하나금융 회장직에 오른 뒤 당시 다크호스에 불과하던 하나금융을 10년만에 3대 금융지주로 키워냈다. 김 회장은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지속적이면서도 안정적인 그룹 성장을 이끌어왔다. 옛 외환은행 인수 등 굵직한 인수합병(M&A)도 그의 작품이다. 이에 힘입어 하나금융 순이익은 2013년 9340억원에서 2017년 2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3조원 중반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윤성복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도 “김 회장이 그동안 하나금융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왔으며 탁월한 실적으로 주주와 고객, 그리고 직원들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아 왔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면서 연임 결정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김 회장이 이번에 회장직에서 물러난 이유는 하나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상 회장의 나이가 만 70세를 넘길 수 없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내부규범을 고쳐 4기 체제 임기를 늘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이번에 후배에게 자리를 물러주면서 명예로운 퇴진을 선택했다. 김 회장은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1981년 서울은행에 입행해 40년간 은행권에 몸담아왔다. 2006년 하나대투증권 사장과 2008년 하나은행장을 역임했다. 2012년 3월 하나금융 회장직에 오른 뒤 2015년, 2018년, 2021년 연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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