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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금리·배당 '삼박자'…은행株 '만년 저평가' 벗나

KB금융 5% 쑥…KRX은행지수 3%↑

외인·기관, 4대 은행 1664억 담아

당국 규제·재무건전성 확보는 과제

사진은 24일 서울 시내 은행에 대출 안내문 모습. 연합뉴스




은행주가 지난해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 친화 정책에 적극 나서며 ‘만년 저평가주’라는 오명을 벗을지 주목된다. 증권가에서는 금융주 저평가의 원인으로 낮은 배당성향 등 아쉬운 주주 환원 정책을 꼽은 만큼 자사주 소각 등 최근 국내 은행들의 주주가치 제고 움직임 확산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은행지수는 전일 대비 24.45포인트(3.16%) 오른 798.48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8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승이고 상승률은 지난해 5월 6일(5.76%) 이후 가장 높았다. 이날 KB금융(105560)이 5.11% 올랐고 우리금융지주(316140)(4.28%)와 하나금융지주(086790)(4.01%), 신한지주(055550)(2.40%) 등 4대 금융지주의 오름세가 은행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과 기관은 4개사를 각각 1430억 원, 234억 원씩 쓸어담았다. 금융주의 상승세는 탄탄한 펀더멘털과 주주가치 제고 움직임의 확산으로 금리 인상기에 안정적인 투자처로서 매력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신한지주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4조 19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7% 상승해 ‘4조클럽’에 등극했다. KB금융도 전날 지난해 당기 순이익이 전년보다 25.2% 증가한 4조 4100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날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조 587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급증했다고 밝혔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10일 실적을 발표하는 하나금융지주도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7.33% 증가한 3조 4190억 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3조 원대 순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탄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이날 종가 기준 4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에 머물러 저평가 상태에 놓여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은행들이 자사주 소각과 배당성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만큼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KB금융은 전날 실적을 발표하면서 1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하고 지난 2020년 20%로 낮췄던 배당성향도 26%로 끌어올렸다. 이외 다른 은행들도 올해 배당성향 확대 및 자사주 매입 등 다양한 주주 환원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금융 당국의 규제와 재무 건전성 우려는 금융주가 풀어야 할 숙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 4사의 확정·미확정 지급보증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총 58조 882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급보증은 고객이 돈을 갚지 못할 경우 은행이 이를 대신 상환해주겠다고 약속한 돈이다. 수출 증가세 둔화에 따른 기업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지급보증 금액이 늘어나면서 은행의 재무 건전성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치권과 금융 당국이 은행권의 대출금리 상승과 가산금리 확대에 대해 규제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부담이다. 금융 당국이 은행권의 금리를 감독할 권한을 갖게 될 경우 수익성에 적신호가 켜질 수밖에 없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출금리 규제가 현실화할 경우 은행권은 충분한 가산금리 확보에 제약이 불가피해 수익성이 나빠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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