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차기 정부가 역점을 둘 과제로 낡은 규제 정비와 이해 갈등 조정을 꼽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제조·서비스 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지난달 21~27일 새 정부의 규제개혁 방향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낡은 규제 일괄 정비’와 ‘이해갈등 조정’을 선택한 응답자가 각각 94.7%(복수 응답)에 달했다고 13일 밝혔다. 기업들은 사회 변화에 뒤처진 법과 제도 등 낡은 규제를 일괄 정비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사업할 수 있는 규제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갈수록 커지는 이해갈등의 효율적 조정 필요성을 느낀다고 답변했다. 이어 ‘규제 총량 관리 강화’(93.3%), ‘민간의 자율규제 확대’(83.7%) 등도 시급한 과제로 거론됐다.
분야별 규제개혁 과제로 고용·노동 분야에선 ‘노사 간 힘의 균형을 위한 제도 정비’(44.7%)가, 산업·안전 분야에서는 ‘근로자 개인의 안전 준수의무 강화’(46%)가 가장 많이 꼽혔다. 기업들은 규제개혁을 추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인력·조직 등 시스템 개선’(42.7%)을 선택했다. 규제개혁 관련 인력확보와 전담 조직 권한 강화 등 전반적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강영철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규제의 영향을 계량적으로 분석하고 기업 부담을 줄여나가는 선진국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규제 담당 전문인력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며 “각 부처와 연구조직에 전문인력과 예산을 확충해 자체적인 역량을 키우는 것이 규제개혁 성공의 필요조건”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규제개혁 공감대 형성’(25.0%), ‘강력한 규제개혁 리더십’(20.0%), ‘적극행정 활성화’(12.3%) 등이 규제개혁 추진의 중요 요소로 꼽혔다.
이상헌 대한상의 규제샌드박스실장은 “차기 정부 출범이 다가올수록 새로운 규제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며 “규제환경이 기업의 혁신과 변화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개선되고, 또 기업 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다양한 정책들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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