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쟁 가능성에 국제 유가가 8년 만에 최고치를 보이자 ‘유가 연동 미국 마스터합자회사(MLP)’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13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국내 설정된 MLP에 투자하는 펀드 6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43.84%로 집계됐다. 한 달 수익률은 6.84%였고, 6개월 수익률은 24.83%로 우수한 성과를 나타냈다. MLP 펀드는 원유 정제, 저장, 운송, 유통, 판매사를 비롯해 원유 미드스트림에 해당하는 합자회사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10년 이상의 장기 계약을 통해 사전 설비 용량을 따내고, 고정 운송료를 기반으로 수송량이 증가할 경우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직접 원유를 생산하는 업스트림 원유 생산업체보다 원유가격과 상관관계가 낮아 안정적이며 장기 계약으로 인해 안정성이 높은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1년 간 가장 높은 수익률을 냈던 상품은 ‘KB북미생산유전고배당특별자산(인프라-재간접)A’로 83.01%를 기록했다. 이 상품은 미국과 캐나다에 상장된 생산유전 관련 자산에 주로 투자하며, 배당수익까지 꾀할 수 있다. ‘한국투자연금저축미국MLP(오일가스인프라-파생’과 ‘한국투자미국MLP(오일가스인프라-파생)’ 역시 같은 기간 42.42%, 41.89%로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최근 MLP펀드의 수익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유가 상승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3.6% 오른 93.10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을 중심으로 한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며 국제유가는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김희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WTI가격은 수요 대비 제한적인 공급으로 상반기에는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3분기 이후에나 주요 산유국 협의체 OPEC+ 감산이 종료되고 미국 산유량이 회복되며 유가 하방 압력이 본격화 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유가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 코로나19 안정화 시 각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가장 먼저 인프라 확충에 나설 것이라는 점 등을 이유로 MLP펀드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각국의 경기 부양책으로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 될 것”이라며 “미국이 셰일가스 수출을 가속화 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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