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통형 배터리가 LG에너지솔루션의 수익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미국 테슬라와의 파트너십에 힘입어 올해에도 가파른 실적 개선을 이뤄낼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일본 파나소닉과 함께 테슬라 전기차에 들어가는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757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 중 소형 원통형 배터리로 1757억 원의 이익이 나고 중대형 배터리로 1300억 원가량의 손실을 낸 것으로 메리츠증권은 추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용 배터리로 파우치형과 원통형을 주로 생산하고 있는데 큰 비중의 수익은 원통형 배터리로 창출했다는 얘기다. 표준화한 규격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 원통형 배터리는 생산 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아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률 향상에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대형 배터리와 관련한 손실은 제너럴모터스(GM)·에너지저장장치(ESS) 리콜 관련 일회성 비용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4분기 흑자를 달성한 데는 테슬라에 공급하는 원통형 배터리 물량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의 중국산 ‘모델Y’ ‘모델S’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하반기 테슬라는 대부분 완성차 업체들이 겪은 반도체 공급난을 피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 한 해 동안 약 94만 대의 전기차를 인도했는데 4분기 인도량이 31만 대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보기술(IT) 기기에 주로 들어가던 원통형 배터리가 테슬라·루시드 등 전기차에도 탑재되면서 관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에도 LG에너지솔루션의 전체 수익 가운데 원통형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영업이익으로 1조 원가량을 거두고 이 중 원통형 배터리가 8000억 원 수준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때문에 LG에너지솔루션은 원통형 배터리 증설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우선 국내 오창공장에는 오는 2023년까지 6450억 원을 투자해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 생산 라인을 추가한다. 또한 중국 난징공장에 2024년까지 1조 2000억 원을 투자해 2025년 원통형 배터리 생산 능력을 60GWh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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