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국제결제은행(BIS)이 중앙은행의 친환경 금융 투자를 돕기 위한 목적으로 출시한 그린본드 펀드에 외화 자산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그린본드는 기후변화 대응이나 친환경 사업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발행되는 대표적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이다.
한은은 지난 24일 출범한 BIS 아시아 그린본드 펀드에 외화 자산 일부를 투자한다고 25일 밝혔다. 해당 펀드는 BIS가 아시아지역협의회, 아시아개발은행(ADB) 등과 협의를 거쳐 출범한 것으로 BIS 내 자산운용부가 운용한다. BIS 아시아지역협의회는 한은을 포함해 13개 아시아 지역 회원국 중앙은행 간 협의체다.
투자 대상은 아시아 지역에서 발행되는 국채·정부기관채·국제기구채 등 그린본드다. 그린본드 판단 기준은 기후채권이니셔티브(CBI), 국제자본시장협회(ICMA) 등에 따른다. 전체 포트폴리오 평균 신용등급은 A-급 이상을 목표로 한다.
BIS는 2019년 9월 미 달러화 그린본드 펀드(1차), 2021년 1월 유로화 그린본드 펀드(2차)를 출시했고 이번이 3차에 해당한다. 이로써 BIS가 운용하는 전체 그린본드 펀드 규모는 35억 달러를 넘는다. 한은은 미 달러화나 유로화 그린본드 펀드는 기존 투자와의 중복 등을 고려해 참여하지 않았다.
그린본드 시장 규모는 전 세계 채권 시장 규모 대비 0.9% 정도로 아직 규모가 작지만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아시아 지역 그린본드는 지난해 상반기 중 502억 달러가 발행돼 전 세계 발행 규모 2300억 달러의 21.8%를 차지했다. 유럽 지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한은은 지난해 9월 외화 자산의 ESG 운용 기본 방향 발표에 이어 ESG 관련 투자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이번 BIS의 아시아 그린본드 펀드 참여를 결정했다. 지난해 말 기준 한은의 ESG 관련 자산 규모는 90억 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5억 7000만 달러 증가했다. 한은은 “그린본드 투자 확대를 통해 외화 자산 운용의 공적 책임성 요구에 부응하는 동시에 녹색금융 시장 활성화 등 효과를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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