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서울 SETEC에서 열린 '베지노믹스페어 비건페스타'에 다녀왔어요. 에디터들도 비건페스타가 처음이라 두근두근. 이런저런 비건 먹거리랑 비누, 책까지 사서 의기양양하게 돌아왔답니다. 비거니즘에 깊이 공감하는 판매자 분들과의 따뜻한 대화까지 진심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비건미트볼의 발견
비건페스타에선 요즘 핫한 대체육 대전이 벌어지고 있더라고요. '고기대신'이랑 '베지가든'이랑 '위미트' 부스는 시식하려는 방문객들로 북적북적. 요리하는 냄새가 엄청나서 자연스럽게 이끌릴 수밖에 없었어요. '언리미트'는 제품 판매·시식이 없었지만 이벤트 코너에서 육포 신제품을 대량 살포(!)하고 있었어요. 양꼬치맛이랑 갈비맛을 받아왔는데 나중에 레터로 꼭 후기 남길게요.
생강 에디터는 고기대신에서 좀 놀랐어요. '식물성 참치' 제품이 새로 등장했더라고요. 아직 정식 출시는 안 됐다길래 냉큼 샀죠. 그리고 역시 냉동식품인 '식물성 미트볼 토마토 펜네파스타'도 사서(부스 직원분 영업왕) 전자렌지에 돌려 먹었는데...미트볼이 넘나 탱글탱글한 거예요! 고기였다면 "왜 또 맛있는데ㅠㅠ"하면서 죄책감 들었을텐데 대체육이라 정말 행복했어요.
고기대신은 친환경 대체식품 기업인 '알티스트(옛 바이오믹스테크)'의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인데요. 마침 부스에서 윤소현 대표님을 만났는데 3월쯤 이태원에 대체육 식당을 여신대요. 무려 장진우 셰프님이랑요. "고기대신 제품들도 좋지만 냉동식품으로만 소비자와 만나는 게 좀 아쉬워서 정말 맛있는 대체육 요리를 경험할 수 있는 식당을 열기로 했다"는 말씀. 식당 이름은 '알트에이'래요. 지구용도 찾아갈 예정.
근처의 위미트 부스에선 새송이버섯으로 만든 비건 꿔바로우를 맛볼 수 있었어요. 쫄깃한 식감과 잘 어울리는 양념맛에 일용언니 에디터도 호평할 수밖에 없었죠.
또 다른 푸드테크 기업인 인테이크에선 녹두로 만든 대체계란을 전시하셨더라고요. 아직 판매는 안 하시지만 국내 기업의 대체계란이 등장했단 사실만으로도 너무 반가웠어요.
떠오르는 비건 스타트업들
비건페스타는 큰 규모는 아니에요. 150여개 업체가 참여했다는데 부스 숫자는 그 절반 정도였어요. 하지만 여느 박람회처럼 네임드큰 손(?)들뿐만 아니라 새로 도전하는 뉴비 사장님들을 상당히 많이 만날 수 있었어요. 심지어 "오늘이 런칭날"이라는 비누 브랜드도 있길래 마침 필요했던 바디워시바를 1+1로 득템!
그 중에서도 인상적이었던 부스를 소개해 볼게요. 우선 비건 아이스크림 브랜드, 코코너즘(인스타 구경하기). 우유나 계란 대신 코코넛밀크로 만든 아이스크림이에요. 단맛은 사탕수수 원당을 썼고요. 백설탕도 제품에 따라 정제 과정에서 동물성 성분을 쓰는 경우가 있다는 설명.
일용언니 에디터는 보성말차맛 한 스쿱이랑 프렌치초콜릿 한 스푼(시식용)을 맛보고는 상당히 맛있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생강 에디터는 피스타치오맛을 골랐는데 처음에는 고소한 견과류 느낌이 나더니 먹을수록 인절미맛이 나더라고요. 한국인의 심금을 울리는 맛인거죠.
친환경 포장재를 만드는 '뉴로팩'도 기대되더라고요. 뉴로팩은 버려지는 미역·다시마 줄기 같은 해조류로 지퍼백, 보호용 필름, 생분해 용기를 만드는 회사예요. "특수한 환경이 아닌, 일반적인 환경에서 분해되는 데 2년 정도 걸린다"고 설명해주셨어요. 주로 식품 포장재 등에 쓰이고 유통기한보다 더 빨리 분해돼버리면 곤란하니까 2년으로 잡으셨다고. 뉴로팩 부스에 친환경 튜브 용기가 전시돼 있길래 제발 치약이 이런 용기에 담겨서 팔리길 기원해 봤어요.
다행히 치약·비누·샴푸·화장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L모 기업과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고 해요. 밀키트로 유명한 프레시지와는 친환경 밀키트 포장재 연구개발을 아예 함께 하고 있다고 하고요. 모두들 힘내서 소비자에게도, 지구에도 친절한 포장재를 널리널리 퍼뜨려 주셨으면 해요.
그리고 이더블. 사실 이더블에 대해선 잘 몰랐지만 이런 고전적인 뽑기 이벤트(위 사진)가 심하게 재미있어 보여서 스르륵 끌려갔는데요. 알고보니 비건 제품과 온라인몰 정보를 모은 종합 채식 플랫폼 앱(다운로드 정보는 여기) 이더라구요.
이전 비건페스타를 가보신 분들은 "매년 신상품이 휙휙 바뀐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만큼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초기 시장이란 생각이 들어요. 비건 사업을 하시는 분들의 고충이 많을 수밖에 없겠죠? 이제 시작하는 분, 앞으로 시작하실 분, 이미 자리를 잡으신 분들 모두가 성공을 거두길 바라는 마음뿐이에요. 다음 번 비건페스타는 8월 19~21일 양재aT센터에서 열린대요. 지구용사님들도 힘 보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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