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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식당 출입 편해졌어요"…자영업자는 "영업제한도 풀어달라"

■방역패스 중단 첫날 스케치

해제 환영하면서도 "왜 이제야…"

기저질환자 "백신 강제접종 허탈"

오락가락 방역정책 우려 목소리도

확진자 20만명 돌파 역대 최다

방역패스 의무 적용이 중단된 첫날인 1일 서울 시내의 한 식당에 방역패스 미운영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권욱 기자




방역패스 의무 적용이 중단된 첫날인 1일 서울 강남구의 한 식당에 방역패스 인증용 태블릿PC가 꺼져 있다. 사진=강동헌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이렇게 많이 나오는데도 방역패스를 해제할 거면 여태까지 그렇게 고집한 이유가 뭔지 모르겠어요.”

정부의 방역패스 의무 시행이 중단된 첫날인 1일 서울 시내 곳곳에서 만난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일단 환영하면서도 “왜 지금 시점에 중단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백신접종증명서나 음성확인서를 요구하는 등의 혼선은 없었지만 그간 방역패스 의무화로 백신을 서둘러 접종한 시민들은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0시부터 식당·카페 등 11종의 시설, 감염취약시설, 50인 이상의 모임·집회·행사 등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을 잠정 중단했다. 지난해 11월 전면 도입 이후 4개월 만이다. 이날 자영업자들은 방역패스 중단 조치에 대해 일단 환영하면서도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이 모 씨는 “방역패스를 검사하는 직원을 따로 뽑지 않아도 돼 일이 한결 수월해졌다”고 전했다. 서울 광진구에서 삼계탕집을 운영하는 이 모 사장은 “이렇게 한순간에 풀어버릴 거면 그간 반대가 그렇게 극심했음에도 들어주는 척도 하지 않았던 이유가 뭐냐”며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갑자기 선심 쓰듯 해제한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은 방역패스 해제보다 거리 두기 해제가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강남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송 모 씨는 “방역패스 중단은 코로나19가 감기라는 의미인데 거리 두기는 왜 그대로 고집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이 모 씨는 “방역패스 해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책상 위에서 탁상공론하지 말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자영업자 단체들도 방역패스 중단에 이어 거리 두기 해제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오호석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 공동대표는 “방역패스가 폐지된 점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환영하지만 우리가 정말 갈망하는 것은 정상 영업”이라며 “제대로 영업을 하지 못해 골목상권의 손실이 커져만 가고 있는 상황에서 대정부 투쟁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전날 입장문을 내고 “의미 없는 영업 제한 위주의 현행 거리 두기 방침을 소상공인들에게 언제까지 강요할 수만은 없다”며 “방역패스 중단을 계기로 정부는 민간 자율형 방역 체계로의 전환을 속히 모색해 온전한 영업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방역패스 중단으로 시민들은 식당과 카페 출입이 편리해져 대체로 다행이라는 입장이었지만 백신을 무리해서 접종받은 시민들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일주일 전 2차 접종을 완료했다는 정 모 씨는 “어차피 3·4차 접종까지 받아야 할 것 같아 접종을 미뤘는데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2차 접종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림프종 환자인 박 모 씨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 미루고 미루다 일상생활이 너무 불편해 최근 큰맘을 먹고 2차 접종을 마쳤는데 너무 허탈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폭증하며 1일 오후 9시까지 전국에서 20만4960명의 확진자가 발생,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전날 같은 시간대 집계치인 13만3917명보다 무려 7만1043명이나 증가한 규모다. 일일 신규 확진자 기준으로도 지난달 23일 17만1451명(0시 기준)을 넘어섰다. 집계를 마감하는 자정까지 3시간 남은 만큼 2일 발표될 신규 확진자는 이보다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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