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창립 54년 만에 포스코홀딩스 출범으로 지주사 체제로 새 출발한다. 반세기 넘게 간직한 철강사 이미지를 떼고 친환경 미래 소재 기업으로 제2의 창업을 하는 것이다. 오는 2030년까지 기업가치를 현재 대비 3배 이상 높인다는 구체적 목표도 내놓았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지주회사 출범식에서 “오늘은 제2 창업을 시작하는 날이다”며 “포스코홀딩스 출범은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가 이뤄낸 성공의 신화를 넘어 100년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는 포스코그룹으로 다시 태어나는 첫 출발”이라고 밝혔다.
포스코그룹의 지배구조도 변한다. 최 회장이 이끄는 포스코홀딩스가 지주사로서 그룹사 전체를 이끌어간다. 그 아래에 포스코홀딩스가 지분 100%를 가진 철강 사업회사 포스코가 자리한다. 지주사는 기존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포스코케미칼·포스코에너지·포스코인터내셔널·포스코건설 등 자회사도 거느린다.
포스코홀딩스는 그룹 성장 전략을 세우고 신사업을 발굴하는 ‘컨트롤타워’를 맡게 된다. 포스코홀딩스 설립으로 포스코그룹은 지주사를 중심으로 리튬·니켈 등 2차전지 소재, 수소, 에너지, 식량 등 신성장 사업에 집중 투자해 친환경 미래 소재 기업으로 변신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철강을 넘어 친환경 미래 소재 대표 기업으로 거듭나게 될 때 포스코그룹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포스코의 2차전지 소재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포스코는 2차전지 핵심 소재 광산 및 생산 공장을 보유·투자하고 있다. 리튬 가격은 지난달 말 기준 톤당 7만 달러로 1년 새 10배 급등했다. 니켈은 톤당 2만 5000달러로 지난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수요는 치솟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으로 공급에 적지 않은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2030년까지 연간 리튬 22만 톤, 니켈 14만 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기 위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이르면 내년부터 생산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그룹은 지주사 전환을 하며 이른바 쪼개기 상장 우려를 피했다. 지배구조 개편으로 포스코홀딩스가 상장사로 존속하고 철강 사업회사인 포스코는 비상장사로 남는 식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포스코그룹은 포스코를 상장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만큼 포스코홀딩스의 가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주사 가치의 80%가량이 철강업에서 비롯되는 만큼 홀딩스 주가 역시 일단은 중국 철강 가격 흐름과 동행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최 회장은 ‘리얼밸류’ 경영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최 회장은 “포스코홀딩스는 리얼밸류 경영을 통해 포스코그룹의 가치를 획기적으로 제고해나가야 한다”며 “리얼밸류는 기업 활동으로 창출되는 모든 가치의 총합이고, 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사회 구성원들에게 제공하는 경제적·환경적·사회적 가치를 포괄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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